샌프란시스코는 4일(이하 한국시간) 올스타 내야수 루이스 아라에스와 불펜투수 케일럽 킬리안을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보내고 유망주 투수 2명을 받았다.
아울러 선발투수 로비 레이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타일러 말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떠났다. 외야수 엘리엇 라모스도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즉시 전력감 선수 대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젊은 유망주를 모으는 방향으로 노선을 틀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사진=AP PHOTO
그런데 이정후는 사정이 다르다. 그는 2023년 말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615억 원)에 계약했다. 계약 기간은 2029년까지다. 여기에 2027시즌 뒤 계약을 깨고 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있다. 구단 입장에선 올 시즌 뒤 계약이 끝나는 선수들과 달리 최소 내년까지는 전력 구상에 포함시킬 수 있는 자원이다.
게다가 나이도 아직 어리다. 이정후는 1998년생으로 만 27세다. 여전히 더 큰 활약과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 빅리그 3년 차인 올해 확실히 상대 투수들의 공에 적응을 마친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라모스처럼 2029년까지 보유권이 있는 외야수도 트레이드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끝내 지켰다. 이정후의 나이와 기량, 계약 기간이 구단의 재건 시간표에 들어맞는다는 의미다.
빼어난 성적은 잔류 결정에 힘을 보탰다. 이정후는 올 시즌 102경기에서 타율 0.301, 6홈런, 4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72를 기록하고 있다. 삼진과 헛스윙이 적고 꾸준히 공을 맞히는 능력은 젊은 선수 중심으로 재편될 타선에서 더욱 가치가 크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최근까지만 해도 이정후는 유력한 트레이드 후보로 거론됐다”며 “하지만 버스터 포지 단장은 이정후를 트레이드 불가 선수로 분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는 에이스인 로건 웹, 떠오르는 강타자 브라이스 엘드리지와 같은 대우”라며 “이정후 본인과 샌프란시스코 팬 모두에게 좋은 시나리오”라고 소개했다.
상업적 가치도 무시하기 어렵다. 샌프란시스코는 홈구장에 이정후 응원석인 ‘정후 크루’를 운영하고 있다. 이정후 버블헤드 증정 행사도 예정해 놓았다.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연결하는 대표 선수라는 점에서 성적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이정후에게는 기회와 부담이 동시에 커졌다. 아라에스와 라모스가 빠지면서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팀의 중심 선수로서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역할도 요구받게 됐다. 반대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면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를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타율을 유지하는 동시에 물론 출루율과 장타력을 높여 확실한 중심 타자로 자리 잡는 것이 다음 과제다.
이번 마감 시한 잔류는 리빌딩을 시작한 구단이 이정후에게 팀의 새로운 간판이 될 기회를 맡겼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분기점은 2027년이 될 전망이다. 이정후가 내년까지 정상급 성적을 이어간다면 옵트아웃을 선택해 더 큰 계약에 도전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도 리빌딩 속도에 따라 이정후와 연장계약을 하거나 트레이드를 추진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