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 변신' KIA 이의리 "긴박한 상황에 등판하니 정신차리게 돼"

스포츠

뉴스1,

2026년 8월 05일, 오전 06:30

KIA 타이거즈 이의리. ⓒ News1 권혁준 기자

KIA 타이거즈의 이의리(24)가 달라졌다. 선발로 '최악'에 가까운 성적을 찍었던 그가, 불펜투수로 돌아와 예전의 위력을 되찾고 있다.

최근엔 곽도규가 빠진 팀의 좌완 필승조까지 격상했다. 위기 상황, 짧고 강하게 던지는 역할을 부여받은 그는 "긴박한 상황에 나가게 되니 도파민도 발산되고, 확실히 정신 차리고 집중하게 되는 게 있다"고 했다.

팀이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24년을 토미 존 서저리(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일찍 마감한 그는, 오랜 재활을 거쳐 올해 '풀타임 선발'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5월까지 10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9.42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결국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강효종, 김시훈, 홍민규 등과 함께 일본 단기 연수를 떠났다.

이후 퓨처스리그를 거쳐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에 돌아왔고, KIA는 이의리에게 짧은 이닝을 맡기며 감을 잡게 했다.

이의리는 "항상 선발투수만 하다가 불펜투수를 하다 보니 몸 푸는 것부터 모든 것이 달랐다"면서 "그래도 이제는 조금씩 감을 잡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의리는 불펜에서 생각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 7월17일 SSG 랜더스전에선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구원승을 따내기도 했다.

KIA는 이의리를 다시 선발로 전환할 계획을 세웠지만, 곽도규의 부상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팀 내 좌완 불펜투수가 부족해지면서 이의리를 계속 불펜에 두기로 했다.

이의리는 "(곽)도규한테 뭐라고 했다. 선발투수로 다시 가야 하는데 불펜투수로 남게 됐으니까"라면서 "도규가 다치면서 다른 불펜투수들한테 '의리형 잡아뒀다'고 말했다더라"며 웃었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 © 뉴스1 이동해 기자

쉽지 않은 '보직 변경'이었지만 이의리는 점점 적응해 가고 있다.

그는 "확실히 짧게 1이닝에 쏟아붓는다고 생각하니 심적으로 편해지는 것도 있다"면서 "그래도 아직 마음속으로 계속 싸운다. 나가서 내가 막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내가 안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교차한다"고 했다.

이의리는 자신의 반등이 꼭 일본 연수의 효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물론 구단에서 정말 감사하게 나를 생각해 주셨지만, 결국 본인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면서 "내 스스로를 직관적으로 바라보고, 현실을 마주해야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배 곽도규를 원망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불펜 경험 역시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이의리는 "내가 선발투수로 돌아갈지, 불펜투수로 남을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좋은 선택지가 생겼다는 것"이라면서 "그동안은 불펜투수를 마냥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이런 좋은 경험을 하게 됐다. 보직을 크게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다만 마무리투수에 대한 욕심을 내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마무리투수는 타고난 선수가 분명히 있다. 나는 마무리감이 아니다"라며 "결국 (정)해영이 형이 해야 한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한다는 말처럼, 다시 정신 차리고 기록 다 갈아치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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