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경 처한 인판티노, 유럽·북중미·亞축구협회 "책임져라" 거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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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8월 11일, 오전 10:51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월드컵 등 FIFA 대회에 민간 자본을 유치하려다 철회한 논란과 관련해 또다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사진=AFPBBNews)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사진=AFPBBNews)
유럽축구연맹(UEFA),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1일(한국시간) 공동 서한을 발표하고 “축구는 어느 한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며 인판티노 회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월드컵을 포함한 FIFA 주관 대회에 민간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발표 수일 만에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축구계 안팎의 거센 반발을 샀고, FIFA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일부 세력이 FIFA와 인판티노 회장을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흔들려 하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UEFA와 CONCACAF, AFC는 이날 공동 서한을 통해 비판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세 연맹은 “축구에서 리더십은 소유물이 아니다. 권력을 쥐거나 유지하는 것이 리더십의 목적이 아니다”라며 “기만으로 인해 신뢰가 깨지고, 한 개인이 자신에게 권한을 부여한 공동체보다 스스로를 우위에 둔다면 지도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세 연맹은 민간 투자 계획이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가장 강하게 반대해 온 단체들이다. 특히 UEFA는 계획이 강행될 경우 월드컵 보이콧까지 검토하겠다고 경고했고,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이 결국 인판티노 회장의 계획 철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보이콧이 현실화됐다면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비롯해 북중미 월드컵 4강에 오른 프랑스와 잉글랜드 등 유럽 강호들의 불참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인판티노 회장은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북중미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며 사실상 경쟁자 없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10년째 FIFA를 이끌고 있는 그는 내년 3월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리는 FIFA 회장 선거에서 4번째이자 마지막 임기에 도전한다. 후보 등록 마감일은 오는 11월 18일이다.

특히 빅터 몬탈리아니 CONCACAF 회장은 인판티노 회장에 맞설 잠재적인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인판티노 회장은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의 공개 지지를 받고 있으며, 남미축구연맹(CONMEBOL)도 대체로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세 연맹은 민간 투자 계획이 철회된 이후에도 논란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UEFA는 해당 계획을 두고 “조잡하고 불투명한 밀실 거래”라고 비판한 데 이어, 이번 공동 서한에서는 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라 인판티노 회장의 판단 자체가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FIFA가 최근 부회장들과 211개 회원협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번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도 “이를 단순한 소통의 실패로 규정했지만, 축구계가 목격한 것은 판단의 실패였다”고 비판했다.

또 인판티노 회장이 지난주 모로코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FIFA 고위 임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의미를 축소했다. 세 연맹은 “FIFA 운영위원회 전체가 아닌 일부 위원만 해외로 소집한 이번 회의는 FIFA 본부가 있는 취리히에서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기보다 기존의 문제를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는 축구를 책임지는 관리자의 행동이 아니라 축구가 자신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믿는 사람의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아울러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북중미 월드컵의 성공 역시 인판티노 개인의 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축구가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발전은 결코 한 개인의 작품이 아니었다”며 “FIFA와 각 대륙연맹, 회원협회, 그리고 평생을 축구에 헌신한 수많은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확대된 월드컵, 2030년과 2034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회원협회에 대한 재원 배분 역시 모두 함께 논의하고 함께 이뤄낸 공동의 성과”라고 덧붙였다.

세 연맹은 서한을 마무리하며 인판티노 체제를 향해 “책임이 있어야 할 곳에는 침묵이 있고, 개방성이 있어야 할 곳에는 거리감만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러한 입장을 취한 것은 가볍게 결정한 것도, 혼자 결정한 것도 아니다. 우리는 함께, 그리고 우리가 섬기는 축구를 위한 책임감 때문에 이 목소리를 냈다”며 “축구의 가장 큰 힘은 언제나 하나로 뭉치는 데 있었다”고 강조했다.

인판티노 회장.(사진=AFPBBNews)
인판티노 회장.(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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