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도 못 꺼낸 악조건 뚫었다…여자 펜싱 ‘금빛 검객들’ 공동 MVP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전 12:02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악조건을 뚫고 아시아 정상에 오른 한국 펜싱 여자 대표팀이 값진 상을 받았다.

2026 펜싱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여자 에페 대표팀 송세라·임태희·이혜인·양승혜와 여자 사브르 대표팀 전하영·김정미·서지연·최세빈이 ‘2026 MBN 여성스포츠대상’ 6월 최우수선수상(MVP)에 선정됐다.

한국 여자 펜싱 대표팀. 사진=MBN
한국 여자 펜싱 대표팀. 사진=MBN
두 대표팀은 지난 6월 24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단체전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2년 만에,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3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복귀했다.

대회 준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6·3 지방선거 이후 대한펜싱협회 사무실이 있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로 봉쇄됐다. 협회 행정 업무가 사실상 마비됐고, 선수들은 경기장 내부에 보관된 칼과 각종 장비를 꺼내지 못해 다른 장비로 훈련해야 했다.

하지만 태극 여검객들의 칼끝은 흔들리지 않았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8강에서 대만, 준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을 차례로 제압했다. 결승에서는 지난해 패배를 안겼던 중국과 접전을 벌인 끝에 44대43, 단 한 점 차로 승리해 설욕에 성공했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을 연파하고 결승에 오른 뒤 숙적 일본을 45대35로 완파했다. 우승을 확정한 두 대표팀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 여자 펜싱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MBN 여성스포츠대상 심사위원회는 “어려운 여건에도 굴하지 않고 각고의 노력과 투혼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여전히 힘든 환경에서 운동하는 여러 단체와 선수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안겼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선수들은 “여성 선수들만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상을 받아 영광”이라며 “이번 기세를 이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MBN 여성스포츠대상은 한국 여성 스포츠인을 격려하기 위해 2012년 제정됐다. 매달 한국 여성 스포츠를 빛낸 선수를 MVP로 선정하고, 연말에는 한 해 동안 여성 스포츠의 위상을 높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종합 시상식을 연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