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도 몰랐던 심판… 강원, ACLE 본선 티켓 도둑맞았다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전 12:11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축구 강원FC가 심판진의 어처구니없는 규정 해석 탓에 아시아 최고 무대로 향할 기회를 놓쳤다.

강원은 11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2026~2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예선에서 연장 접전 끝에 0-1로 졌다. 단판 승부에서 패한 강원은 ACLE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2부 격인 AFC 챔피언스리그2(ACL2)로 내려갔다.

억울한 패배를 당한 강원FC 선수들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억울한 패배를 당한 강원FC 선수들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문제의 장면은 정규시간을 0-0으로 마친 뒤 연장전 시작 직전에 나왔다. 정경호 강원 감독은 이지호와 김도현을 투입하고 고영준과 강준혁을 빼려고 했다. 하지만 요르단 출신 대기심은 “연장전에는 한 차례에 선수 한 명만 교체할 수 있다”며 강원의 2명 동시 교체 요청을 거부했다.

명백한 규정 오해였다. ACLE에서는 정규시간에 선수 5명을 세 차례에 걸쳐 교체할 수 있다. 연장전에 들어가면 교체 선수 1명과 교체 기회 한 차례가 추가된다. 정규시간에 사용하지 않은 교체 인원도 연장전에서 활용할 수 있다.

강원은 정규시간에 세 차례 교체 기회를 모두 썼지만 선수는 3명만 바꿨다. 따라서 연장전에서는 정규시간에 남은 교체 카드 2장과 연장전에서 추가된 1장을 합쳐 최대 3명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었다. 교체 기회는 한 차례뿐이지만, 그 한 번에 여러 선수를 투입하는 것은 가능했다.

대기심은 규정을 직접 확인하는 대신 강원 측에 심판 평가관과 경기 감독관에게 확인을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심판 평가관은 경기를 보고 있다는 이유로 협조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규정을 확인하느라 혼란이 이어지는 사이 강원은 교체를 포기하고 연장전을 시작해야 했다.

잘못된 판단은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장 전반 13분 감바의 야마시타 료야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나와타 가쿠가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터뜨렸다. 나와타를 막지 못한 선수는 교체 대상이었던 오른쪽 풀백 강준혁이었다. 정 감독의 계획대로 교체가 이뤄졌다면 90분 넘게 뛰어 지친 강준혁 대신 김도현이 오른쪽 수비를 맡았을 상황이었다.

강원은 실점한 뒤인 연장 전반 15분에야 교체를 진행했다. 연장 후반 막판에는 아부달라가 상대 수비수에게 뒤에서 잡아당겨진 듯한 장면에서도 반칙이 선언되지 않았다. 강원은 끝내 동점골을 넣지 못하고 탈락했다.

강원은 경기 종료 후 규정에 따라 2시간 안에 AFC에 약식 항의를 제출했다. 24시간 안에 정식 항의 서한도 보낼 예정이다. 강원 관계자는 “경기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작더라도 절차 안에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당시 사실관계를 AFC에 별도로 보고했다.

경기 주·부심은 카타르, 대기심은 요르단 출신이었다. 심판 평가관은 우즈베키스탄인, 경기 감독관은 중국인이었다. 규정을 집행해야 할 심판진이 규정을 몰랐고, 이를 바로잡아야 할 운영진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강원에 이번 패배는 그냥 한 경기의 패배가 아니다. 황당한 엉터리 경기 운영 때문에 ACLE 출전으로 얻을 명예와 상금, 아시아 최고 무대에서 경쟁할 기회까지 함께 빼앗기고 말았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