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고 환호하다 그라운드서 ‘실종’… 세리머니가 부른 황당 추락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후 03:53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골을 넣은 기쁨에 관중석으로 달려간 선수가 갑자기 그라운드에서 사라졌다. 브라질 프로축구에서 득점 세리머니를 하던 선수가 경기장 지하 통로로 추락하는 황당한 사고가 벌어졌다.

믿기지 않는 사건의 주인공은 브라질 쿠리치바의 수비수 자시 마라냥(29)이다. 그는 지난 9일(현지시간)브라질 쿠리치바의 쿠투 페레이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 1부리그 샤페코엔시와 홈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종료 직전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 프로축구 쿠리치바의 자시 마라냥이 골을 터뜨린 뒤 펜스를 뛰어넘나가 그만 문이 열린 지하통로로 추락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화며 캡처
브라질 프로축구 쿠리치바의 자시 마라냥이 골을 터뜨린 뒤 펜스를 뛰어넘나가 그만 문이 열린 지하통로로 추락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화며 캡처
사진=쿠리치바 구단 SNS
사진=쿠리치바 구단 SNS
시니어 무대 통산 득점이 9골에 불과한 마라냥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골문에서 공을 꺼내 유니폼 안에 넣었다. 임신한 아내를 위한 세리머니였다. 이어 홈 팬들과 기쁨을 나누기 위해 코너 플래그 쪽으로 달려가 광고판을 뛰어넘었다.

사고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광고판 뒤에는 관중석이 아니라 선수단 라커룸으로 연결되는 계단 통로가 열려있었던 것이다. 마라냥은 그대로 통로 아래로 떨어졌다. 통로는 평소에 덮개로 닫혀 있었다. 하지만 하프타임을 앞두고 선수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미리 열어둔 상태였다. 놀란 동료와 경기 관계자들이 급히 달려갔다. 잠시 뒤 마라냥은 발목을 다친 채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라냥의 득점은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취소됐다. 그는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경기를 소화했지만 후반 시작 직후 결국 교체됐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은 쿠리치바가 2-1로 승리했다는 점이다. 부상도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라냥은 경기 뒤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임신한 아내를 위해 세리머니를 한 뒤 홈구장에서 넣은 첫 골이라 팬들과도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며 “그곳에 통로가 있다는 사실을 잊었다. 건물에서 떨어지는 꿈을 꿀 때와 똑같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쿠리치바의 쿠투 페레이라 경기장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 공격수 조엘도 상파울루를 상대로 골을 넣은 뒤 같은 통로로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당시 조엘을 도운 안전요원이 12년 뒤 마라냥의 추락 현장에도 가장 가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의 오래된 경기장에는 관중의 그라운드 난입을 막고 선수와 심판을 보호하기 위해 경기장 주변에 지하 통로를 설치한 경우가 많다. 코리치바 구단은 두 사고 장면을 SNS에 나란히 올리며 유쾌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득점 취소에 부상까지 겹친 마라냥에게는 웃을 수 없는 ‘최악의 세리머니’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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