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축구대표팀 감독 공채, 예상 밖 흥행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8월 14일, 오전 12:16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임시 감독 자리가 예상 밖의 ‘흥행’을 하고 있다. 오는 11월까지 불과 3개월가량 대표팀을 맡는 단기 계약인데도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이름값 있는 지도자들이 잇달아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직에 지원한 거스 포옛 전 전북현대 감독.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직에 지원한 거스 포옛 전 전북현대 감독.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에 지원한 도메네크 토렌트 전 몬테레이 감독. 사진=AFPBBNews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에 지원한 도메네크 토렌트 전 몬테레이 감독. 사진=AFPBBNews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전 감독 사퇴로 공석이 된 남자 국가대표팀 임시 감독 공개채용 서류 접수를 지난 9일 마감했다. 지원 인원과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복수의 국내외 지도자가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는 전력강화위원 일부와 외부 인사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서류 심사와 온라인 면접을 진행한 뒤 우선협상 대상자를 정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포옛이다. 지난해 전북현대를 이끌고 K리그1과 코리아컵을 석권한 포옛은 직접 지원 사실을 밝혔다. 그는 브라이턴과 선덜랜드(이상 잉글랜드), 레알 베티스(스페인), 보르도(프랑스) 등 유명 클럽들과 그리스 대표팀 등을 지휘했다. 2024년 한국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후보로 면접까지 치렀다. 이후 전북에서 1년간 생활하며 K리그와 한국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에서 보좌했던 도메네크 토렌트(스페인) 전 몬테레이 감독도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도 여러 이름있는 해외 지도자들이 임시 감독직에 관심을 나타냈다. 반면 과거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이번 공개채용에는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지도자 가운데는 김학범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지원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최종적으로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개월짜리인 ‘단기 알바’인 임시 감독직에 관심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사실상 ‘정식 감독 오디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사령탑은 9월 24일 에콰도르, 28일 우루과이, 10월 2일 베네수엘라, 6일 우즈베키스탄전 등 11월까지 6차례 A매치를 지휘한다. 짧은 기간 선수단을 안정시키고 성적까지 낸다면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하거나 정식 감독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한국 대표팀이라는 브랜드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을 겪었지만 한국은 꾸준히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온 아시아의 대표적인 축구 강국이다.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등 국제적인 인지도를 갖춘 선수들을 지휘하는 경험은 감독 개인의 경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과거 거스 히딩크, 딕 아드보카트, 벤투 등이 지도자 경력에서 내리막길을 걷는 도중 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현재 한국 축구가 위기에 빠져 있다는 점도 역설적으로 기회가 된다. 월드컵 탈락과 감독 사퇴, 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까지 겹친 상황에서 대표팀을 빠르게 정상화하면 ‘소방수’로서 지도력을 단번에 인정받을 수 있다. 실패했을 때 장기 감독보다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반면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은 크다.

지원자가 늘면서 축구협회의 부담도 커졌다.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을 겪었던 만큼 이번에는 이름값이나 외부 여론보다 명확한 평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누구를 뽑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뽑느냐’가 더 중요한 시점이다.

협회 관계자는 “조만간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일부와 외부 인사를 포함한 평가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다음 주까지 국내외 지원자를 동일한 조건에서 화상 면접한 뒤 협상을 통해 이달 안에 선임 절차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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