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밭에서 전설이 걸어 나왔다… ‘꿈의 구장’ 수놓은 26인의 별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8월 14일, 오전 12:33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옥수수밭 한가운데 만들어진 ‘꿈의 구장’에서 4년 만에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미네소타 트윈스를 완파했다.

필라델피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다이어스빌의 ‘필드 오브 드림스’ 구장에서 열린 미네소타와 정규시즌 경기에서 7-1로 이겼다.

이날 경기는 1989년 개봉한 영화 ‘꿈의 구장(Field of Dreams)’을 재현한 특별 이벤트였다. 영화는 아이오와 옥수수밭에 야구장을 만든 농부 앞에 1919년 ‘블랙삭스 스캔들’에 연루된 선수들이 나타난다는 내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옥수수밭을 뚫고 미국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옥수수밭을 뚫고 미국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AP PHOTO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카일 슈워버가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AP PHOTO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카일 슈워버가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AP PHOTO
MLB 사무국은 영화 촬영지 인근에 빅리그 규격의 야구장을 조성해 2021년 첫 정규시즌 경기를 열었다. 당시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뉴욕 양키스를 9-8로 꺾었고, 2022년에는 시카고 컵스가 신시내티 레즈를 4-2로 이겼다. 이후 중단됐던 행사가 올해 4년 만에 다시 열렸다.

경기 전에는 영화 못지않은 장면이 펼쳐졌다. 마이크 슈미트, 조 마우어, 칼 립켄 주니어, 애드리안 벨트레, 이반 로드리게스, CC 사바시아 등 명예의 전당 회원 26명이 영화 속 장면처럼 외야 옥수수밭 사이에서 걸어나와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약 8000명의 관중은 야구 전설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영화 주연 배우 케빈 코스트너는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경기 전 영상 내레이션을 맡아 분위기를 더했다. 미네소타 바이런 벅스턴은 경기 전 12세 아들과 영화 촬영지에서 캐치볼을 했다. 데릭 셸턴 미네소타 감독도 78세 아버지와 공을 주고받았다.

두 팀은 복고풍 유니폼을 입었다. 미네소타는 창단 첫해인 1961년 유니폼을, 필라델피아는 1940년대 원정 유니폼을 재현했다. 다만 특설구장 특성상 장비 설치가 어려워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은 운영하지 않았다.

낭만으로 출발한 ‘꿈의 구장’이었지만 승부는 냉정했다. 와일드카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필라델피아는 슈워버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옥수수밭에서 값진 1승을 챙겼다.

승리의 주역은 거포 카일 슈워버였다. 1번 타자로 나선 슈워버는 1회 미네소타 선발 타지 브래들리의 세 번째 공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타구는 외야 펜스 너머 옥수수밭으로 떨어졌다. 슈워버는 4회에도 우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37호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필라델피아는 7회 브랜던 마쉬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발 에런 놀라는 5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며 1실점으로 막았다.

한국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뛰었던 왼손 투수 브룩스 레일리도 필라델피아의 불펜투수로 등장했다. 레일리는 6회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를 곁들이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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