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자부' LG 마운드 '쑥대밭'…1년 내내 바람 잘 날 없다

스포츠

뉴스1,

2026년 8월 17일, 오전 06:14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2026.7.28 © 뉴스1 최지환 기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며 창단 첫 2연패에 도전한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전반기를 선두에 승차 없는 2위로 마친 뒤 후반기 들어 참담한 성적으로 선두권 경쟁에서 밀려났는데, 마운드가 흔들리는 LG의 추락은 예고된 일이었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보다 훨씬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시즌 개막을 맞이하기 전부터 실타래가 꼬였다.

LG는 지난해 마운드의 힘으로 정상에 올랐다. 요니 치리노스와 앤더스 톨허스트,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로 이뤄진 선발진은 단단했고 마무리 유영찬을 필두로 김진성, 김영우, 장현식, 이정용, 함덕주 등 불펜 역시 자원이 풍부했다.

이 전력을 고스란히 안고 올 시즌을 맞이했다. 여기에 김윤식과 이민호가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데다 아시아쿼터 투수로 KBO리그 경험이 있는 호주 야구대표팀 출신 좌완 라클란 웰스를 영입했다.

그러나 107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LG 마운드는 구멍이 뚫렸다. 팀 평균자책점은 4.83으로 지난해 3.79보다 1.04가 높다.

출발선에 서기도 전부터 꼬였다. '차세대 토종 에이스' 손주영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팔꿈치 통증을 느껴 중도 하차하더니 회복 이후에는 옆구리를 다쳐 이탈했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는 8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6.68로 부진했고, 결국 방출당했다. 2026.3.28 © 뉴스1 김진환 기자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선 치리노스는 허리에 불편감을 호소하며 1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이후 세 차례 더 등판한 치리노스는 팔꿈치 부상으로 빠졌고, 복귀 후에는 부진이 길어져 퇴출당했다.

여기에 1선발 같던 5선발 송승기도 올해 담 증세와 컨디션 난조 등으로 부침을 겪으며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지난해 시즌 중반 합류해 '우승 청부사'로 위력을 떨친 톨허스트마저 6월 이후 난조를 보이는 중이다.

선발진만 문제가 아니다. LG 마운드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건 유영찬의 부상이었다.

개막 후 11경기 만에 10세이브를 올리는 등 대단한 페이스를 보이던 유영찬은 4월 2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투구 도중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2년 만에 다시 수술대에 오른 유영찬은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미국 무대에 있는 고우석의 복귀가 무산되자, LG는 궁여지책으로 손주영을 임시 마무리로 기용했다. 손주영은 22세이브를 올리는 등 새 임무를 잘 수행했지만, LG는 손주영을 대체할 선발 투수를 찾지 못했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의 이탈은 LG 트윈스에 치명상이었다. 2026.4.21 © 뉴스1 김성진 기자

LG는 '불펜 데이'로 경기를 치르는 날이 많아졌고, 그 여파로 불펜에 부하가 걸리는 등 마운드의 사정이 좋지 않았다. 여기에 치리노스를 내보내고 '불펜 자원' 약세를 리오스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으나 이마저도 실패했다.

선발진 강화를 위해 다시 외국인 투수를 교체했다. 한 달 만에 리오스를 방출하고, 메이저리그(MLB)에서 112승을 거둔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데려왔다.

카라스코는 데뷔 후 2경기에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38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16일 SSG 랜더스전에선 5⅓이닝 2피홈런 5실점으로 흔들렸다.투구 수가 많아지자, 구위가 떨어져 난타당하고 있다.

여기에 웰스도 탈이 났다. 전반기 15경기 5승3패 평균자책점 2.82로 활약한 웰스는 후반기 들어 4경기 2패(무승) 평균자책점 10.26으로 부진했는데, 어깨 부상이 원인이었다.

결국 아시아쿼터 투수를 교체했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LG는 퓨처스(2군)리그 소속인 울산 웨일즈와 오카다 아키타케 이적에 대해 합의했으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행정 착오로 이적이 불발됐다.

'플랜B'로 호주 국가대표 출신 존 케네디를 영입하고, 15일 선수 등록 절차를 마쳤다.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는 매년 8월 15일까지 선수 등록해야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있는데,LG는 한숨을 돌렸다.

불펜의 한 자리를 맡을 케네디는 19일 KT 위즈와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고개 숙인 LG 트윈스 선수단. 2026.7.16 © 뉴스1 김민지 기자

이렇듯 한 시즌 내내 바람 잘 날이 없는 LG 마운드다. 한 번이라도 선발 등판한 투수가 13명일 정도로 변화가 극심했다.

LG는 염경엽 감독 부임 후 통합 우승을 거둔 2023년과 2025년에도 외국인 투수 문제로 골치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처럼 여러 문제가 연쇄적으로 발생하진 않았다.

악화하고 있다는 건 더 큰 고민거리다. LG의 후반기 성적은 6승1무15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저조하다. 6승 중 4승도 리그 최하위 키움을 상대로 따낸 것이다.

개막 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던 LG 마운드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6.17로, '샌드백' 수준이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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