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년차 지도자 차두리 감독과 함께 하는 화성FC가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25시즌을 앞두고 화성FC의 지휘봉을 잡은 차두리 감독은 개막 전 목표를 묻는 질문에 "꼴찌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팀이라도 우리 밑에 두는 것이 목표"라며 웃었다. K3 무대에서 프로 K리그2로 갓 올라온 신생팀을 맡은 초짜 지도자의 겸손한 출사표였다.
데뷔 시즌 39라운드를 모두 마친 차두리 감독의 화성FC 최종 성적은 9승13무17패 승점 39점 10위였다. 순위표 상 4팀이나(?) 화성보다 낮은 위치에 있었으나 소기의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하지만 중상위권과의 격차가 꽤 컸으니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평도 많았다.
두 번째 시즌 출발도 녹록지 않았다. 개막 후 6경기에서 1승2무3패로 시작했을 때 화성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늘 밝고 당당한 차두리 감독도 알게 모르게 속이 타들어갔을 때다. 하지만 이후 놀라운 반전이 펼쳐졌다.
4월 이후 차두리의 화성은 3월의 화성과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저러다 말겠지 싶던 그들의 돌풍은 여름을 지나며 더욱 거세졌다. 어느덧 중위권을 넘어 상위권까지 도약했고 승격 후보들과의 맞대결에서도 경쟁력을 보이며 스스로 승격 후보의 자격까지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39경기를 치르면서 9승을 거둔 화성인데 올 시즌은 그 절반 일정이 끝난 시점에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부분의 팀들이 21경기를 소화한 현재 화성FC는 10승6무5패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6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39경기를 치르면서 9승을 거둔 팀이 그 절반에 해당하는 시간 이미 두 자릿수 승리를 신고했으니 장족의 발전이다.
순위는 6위다. 하지만 선두 수원삼성(승점 41)과의 격차는 5점에 불과하다. 4위와 5위를 달리는 수원FC와 부산 아이파크(승점 37)와는 1점차. 역대급 선두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K리그2의 상황과 함께 1경기만 이기면 상황에 따라 3위까지 점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문턱이 낮아진' 올해 승격 경쟁도 가능하다.
2026시즌 K리그2에서는 최대 4팀이 1부리그로 진입할 수 있다. 2027시즌부터 K리그1 팀이 14개로 확대되는 영향으로 문이 넓어졌다. 우선 올 시즌 K리그2 1, 2위는 K리그1로 자동 승격한다. '직행권'이 우승팀에게만 주어지던 예년과 가장 큰 차이다.
3∼6위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1부행을 노린다. 3위와 6위, 4위와 5위가 대결하는 준PO 승자 간 플레이오프를 펼쳐 이긴 팀은 K리그1로 승격한다. 무려 3팀이 1부리그 클럽과의 대결 없이 승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플레이오프 패자도 K리그1 최하위 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승강 PO를 거쳐 1부행 막차를 탈 수 있다.
요컨대 화성FC 현재 순위는 '승격의 자격'이 있다. 그리고 일종의 테스트 같던 일정도 통과했다. 화성FC는 8월1일 지난 시즌까지 1부에 있던 대구FC를 5-1로 대파하더니 7일 서울 이랜드, 15일 부산 아이파크와 연거푸 0-0으로 비겼다. 언급한 3팀 모두 화성보다 순위가 높은, 수원삼성과 함께 승격에 도전하고 있는 강호다.
차두리 감독의 책임감 그리고 무명에 가까운 선수들의 간절함이 화성의 돌풍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결코 운이라고 볼 수 없다. 대구는 화성에게 패한 뒤 다시 2연승을 달리는 팀이고 최근 기세가 가장 무서운 서울 이랜드는 2위까지 뛰어오른 팀이다. 4월부터 4개월 동안 1위를 달리던 부산을 상대로 골대를 2번 맞히는 불운 속 비긴 것까지, 현재 차두리의 화성은 '다크호스' 수준을 넘어섰다. 사령탑의 책임감 그리고 선수들의 간절함이 화성 돌풍의 핵심이다.
차 감독은 지난 4월11일 전남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하며 2연패를 끊어낸 뒤 감정이 복받친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서 "아버지(차범근)가 감독을 하실 때, 항상 힘들어하시고 고뇌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봤지만 직접해보니(더 힘들다)…"라며 지도자의 길이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코치 뿐 아니라 지원스태프나 구단 직원 모두 힘들어하는 것을 보며 감독으로 책임감을 느꼈다"고 돌아본 뒤 "모두에게 자부심과 자신감을 줄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각오를 전했다.
해당 경기 이후 화성은 9승4무2패 놀라운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수원삼성이나 서울 이랜드, 대구FC에 비하면 '무명'에 가까운 화성 선수들도 점점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선수들 경험이 많지 않아 아직 세련미나 유연함은 떨어질 때가 있으나 '에너지'만큼은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자자하다. 현역 시절 넘치는 스태미나와 특유의 긍정성으로 필드를 지배했던 '차미네이터' 차두리처럼, 화성FC가 두려움 없이 K리그2 필드를 질주하고 있다.
lastuncl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