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국가대표 정한재가 19일 오후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민국 레슬링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공개 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26.8.19 © 뉴스1 김민지 기자
최근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한국 레슬링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
레슬링 대표팀은 19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출정식 겸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김익헌 대한레슬링협회장,김택수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 '레슬링 전설' 심권호 그리고 다수의 레슬링 관계자가 참석했다.
'전통의 메달밭'이던 레슬링은 이란, 일본, 키르기스스탄 등에 밀려 국제 경쟁력을 잃었다. 2021년 도쿄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빈손에 그쳤고,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 2개만 땄다. 금맥으로 불리던 옛 영광을 잃었다.
이런 흐름과 함께 레슬링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출정식은 다른 종목과 다르게 결연한 분위기 속 열렸다. 김익헌 회장을 비롯해 대표팀은 비장한 각오로 포부를 밝혔다.
김익헌 회장은 "지난해 12월 만난 네나드 라로비치 세계레슬링연맹(UWW) 회장이 '레슬링 강국이었던 한국이 왜 이렇게 갑자기 처참하게 무너진 거냐'고 안타까워했다. 그 말이 지금까지 머릿속에 맴돈다"며 "한국 레슬링이 부진한 데는 집행부, 지도자, 선수들 등 여러 이유가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한국 레슬링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했다.
김익헌 대한레슬링협회장을 비롯한 김민석 등 선수들이 19일 오후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민국 레슬링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출정식에서 아시안게임 승리를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6.8.19 © 뉴스1 김민지 기자
김택수 선수촌장도 축사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24년 동안 선수촌에서 생활하면서 본 레슬링은 상당히 강렬한 종목이었다"며 "레슬링은 어떤 종목보다 강인한 정신력과 투혼이 필요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져 달라. 상황이 불리해도, 10% 확률만 있어도 극복할 수 있다. 이번 대회만큼은 각자 이름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이름으로 뛰어달라"고 강조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레슬링 종목은 남녀 자유형, 남자 그레코로만형에서 총 18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코치진 8명, 선수 18명 등 총 26명으로 구성된 레슬링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6개를 목표로 걸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이후 레슬링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안한봉 감독은 "한국 레슬링이 최근 시련도 겪고 쓴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이번 대회만큼은 더 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다"면서 "부임 초기엔 경기에서 패한 뒤 많이 울었으나 지금은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안한봉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이 19일 오후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민국 레슬링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출정식에서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던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8.19 © 뉴스1 김민지 기자
벅찬 감정에 울컥하며 눈물을 보인 안 감독은 "과거 애국지사는 태극기에 혈서를 쓰고 독립운동을 했고, 군인은 팔에 태극기를 달고 나라를 지키고 있다. 우리 선수도 당당하게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한국 레슬링이 죽지 않았다는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질 때 지더라도 한국 레슬링이 창피당하지 않도록 매트에서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금메달 유력 후보로는 그레코로만형 67㎏급의 정한재(수원시청)가 꼽힌다.
정한재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땄으며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선 준우승, 8년 만에 값진 메달을 수확했다.
정한재는 "감독님의 눈물을 보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감독님의 눈물에 금메달로 보답하고 싶다"면서 "팔꿈치 부상이 있지만 80% 정도 회복했다. 내가 하던 대로 열심히 한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3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그레코로만형 130㎏급의 김민석(수원시청)도 메달 후보 중 한 명이다.
레슬링 국가대표 김민석 등 선수들이 19일 오후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민국 레슬링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공개 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이다. 2026.8.19 © 뉴스1 김민지 기자
김민석은 "지난해 왼쪽 가슴 근육이 파열돼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아시안게임을 위해 수술을 미뤘다.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며 "한국 레슬링이 최중량급에서 약하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금메달을 획득해 절대 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대한레슬링협회는 아시안게임 입상자에게 금일봉과 함께 '프리미엄 돼지고기 세트'를 포상으로 내걸었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