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게 무섭냐고요? 경기 시작하면 아드레날린 터져요”[이석무의 파이트클럽]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8월 21일, 오전 12:37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처음 펀치를 한 대 맞았는데, 할 만 하더라구요‘

종합격투기(MMA) 여성파이터 ’러시‘ 박보현(27)은 경기 이야기를 꺼내자 장난스럽게 웃었다. 하지만 케이지 안에서 보여준 모습은 웃고 넘길 만큼 가볍지 않았다. 끝까지 물러서지 않고 밀어붙이는 뚝심과 자신감. 상대 입장에선 제 풀에 지칠 수밖에 없었다.

로드 투 UFC 시즌5 여성 스트로급 4강전을 앞둔 '더 러시' 박보현. 사진=UFC
로드 투 UFC 시즌5 여성 스트로급 4강전을 앞둔 '더 러시' 박보현. 사진=UFC
로드 투 UFC 시즌5 여성 스트로급 8강전에서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이는 박보현. 사진=UFC
로드 투 UFC 시즌5 여성 스트로급 8강전에서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이는 박보현. 사진=UFC
박보현은 지난 5월 29일 중국 마카오 갤럭시 아레나에서 열린 ’ROAD TO UFC 시즌5‘ 여성 스트로급 토너먼트 8강에서 중국의 둥화샹을 2-1 판정으로 꺾었다. 이제 꿈에 그리는 UFC 계약까지 이제 두 걸음만 남았다.

출발은 불안했다. 박보현은 1라운드에 세 차례 테이크다운을 허용했다. 심판 세 명 모두 둥화샹이 1라운드를 가져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박보현은 넘어질 때마다 곧바로 일어났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다.

”상대가 얼마나 센지 먼저 보려고 했어요. 넘어져도 금방 일어날 수 있다는 걸 확인하니까 ’됐다,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원래 자신감이 넘치는 편이거든요.“

승부는 체력에서 갈렸다. 둥화샹은 1라운드부터 잇달아 태클을 시도하며 힘을 썼다. 반면 박보현은 2라운드에 상대의 테이크다운 시도를 모두 막아낸 뒤 복부와 얼굴을 번갈아 공략했다. 3라운드에는 머리 유효타에서 24-8로 앞섰다. 클린치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박보현은 ”마지막에 체력적으로 앞섰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박보현은 어릴적 합기도와 킥복싱을 수련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주특기를 복싱으로 꼽는다. 앞으로 전진하며 주먹을 쏟아붓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특징이다. 타격가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레슬링과 그라운드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저도 MMA 선수잖아요. 잘하는 것만 연습해서는 안 돼요. 부족한 부분일수록 더 많이 훈련합니다. 주짓수든 레슬링이든 타격이든 아직 모두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RTU 준결승 상대는 중앙아시아의 유망주 파리다 압두에바(키르기스스탄)다. 무에타이를 기반으로 긴 리치를 활용한 킥과 무릎 공격이 위협적인 선수다. 복싱이 주특기인 박보현과 치열한 타격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박보현은 ”상대가 정말 타격을 잘한다“며 ”둘 다 타격 베이스라 치고받는 장면이 많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긴 리치에 맞서려면 상대의 공격 범위 안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맞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싸움이다.

”맞는 게 두렵지 않으냐고요? 경기에 들어가면 아드레날린이 터져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맞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고 거리를 좁혀야 합니다.“

박보현의 통산 전적은 9승3패. 현재 UFC에는 한국 여성 선수가 없다. 이번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면 함서희, 김지연, 전찬미에 이어 네 번째 한국인 여성 UFC 선수가 된다. 목표에 가까워진 만큼 부담도 커졌다.

”처음 UFC 무대를 경험하고 나니까 더 올라가고 싶어졌어요. 이제 정말 닿을락 말락 하잖아요. 이기고 싶고 잘하고 싶으니 더 간절해지고, 그만큼 부담도 생깁니다.“

그래도 박보현이 선택한 해법은 단순하다. 늘 그래왔듯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이번에도 용감하게 싸울 예정입니다. 상대가 잘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용감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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