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림이 22일 경기 포천시의 포천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BC카드·한경 제48회 KLPGA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러프 역시 만만치 않다. A컷 35mm와 B컷 80~85mm에 이어 최대 150mm에 이르는 헤비 러프까지 단계별로 조성했다. 그린 주변도 러프로 둘러싸 정확한 아이언 샷과 섬세한 쇼트게임을 요구한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긴 러프에서 거리와 방향을 모두 제어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페어웨이 안착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실제로 선수들도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을 이번 대회 최대 관건으로 꼽았다. 지난해 이 코스에서 K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던 김민솔은 “티잉 구역이 뒤로 가고 러프가 길어져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며 “작년에 비해 전장과 러프가 길어져 공략법에도 변화가 생겼다. 러프와 까다로운 핀 위치 때문에 전체적인 난도는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박보겸 역시 “코스 전장이 길어졌고 롱 아이언을 잡아야 하는 홀이 많아졌다. 페어웨이 폭도 좁아져 플레이하기가 까다롭다”며 “그린 자체는 부드럽지만 러프에 들어가면 거리 컨트롤이 쉽지 않아 최대한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전장이 눈에 띄게 늘어난 홀들은 우승 경쟁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2번홀(파4)은 티잉 구역을 새롭게 조성하고 전장을 늘린 데다 기존 그린을 허물고 포대 그린을 새롭게 만들었다. 지난해에도 보기 55개가 쏟아져 4번째로 어렵게 플레이됐던 만큼 올해는 난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장타자들이 과감하게 ‘원온’을 노렸던 8번홀(파4)도 길어졌다. 전장이 271m에서 292m로 21m 늘어나면서 그린 앞 약 50m 지점에 자리한 크리크가 더욱 부담스러운 장애물로 떠올랐다. 무조건 그린을 노리기보다 상황에 따라 끊어가는 전략적인 코스 공략이 필요해졌다.
후반부에는 선수들의 체력과 롱게임 능력까지 시험한다. 심한 오르막 지형인 13번홀(파5)은 512m에서 538m로 늘어났고, 포천힐스의 시그니처 홀인 15번홀(파4)도 347m에서 369m로 길어져 정확한 2번째 샷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16번홀(파3)은 지난해보다 크게 길어져 약 175~182m 수준으로 세팅된다. 약 5만t의 물을 품은 대형 해저드까지 버티고 있어 긴 클럽으로 정확한 샷을 구사해야 한다. 경기 후반 우승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줄 수 있는 홀이다.
박보겸이 깊은 러프에서 탈출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12번홀은 티샷부터 까다롭다. 공이 떨어지는 지점의 페어웨이가 개미허리처럼 좁은 데다 왼쪽으로 대형 워터해저드가 자리한다. 티샷을 무사히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더라도 가파른 경사면 위에 솟아 있는 그린을 공략해야 하고 그린 앞에는 실개천까지 흐른다.
수치에서도 난도가 드러난다. 12번홀의 그린 적중률은 2021년 54.57%, 2023년 53.73%, 2024년 56.18%에 그쳤다. 출전 선수의 절반 가까이가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나흘 평균 타수가 4.179타에 달했다. 버디는 27개에 불과했던 반면 보기는 무려 70개가 나왔고 더블보기도 12개나 쏟아졌다. 지난해 이 코스에서 우승한 김민솔조차 나흘 동안 12번홀에서는 단 1개의 버디도 잡지 못했다. 더욱 까다로워진 올해 코스에서도 12번홀에서 얼마나 실수를 줄이느냐가 우승 경쟁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반면 마지막 18번홀(파5)은 승부를 뒤집을 기회인 동시에 마지막 시험대다. 이 홀에서는 2년 전 박현경과 윤이나가 4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고, 지난해에는 김민솔이 약 11m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에 쐐기를 박는 등 여러 차례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올해는 공략법이 달라진다. 지난해에는 선수들의 과감한 투온을 유도하기 위해 1·2라운드 490m였던 전장을 3·4라운드에서 445m까지 줄였지만 올해는 나흘 내내 495m의 긴 전장으로 운영된다. 최종 라운드까지 우승 경쟁이 이어질 경우 장타와 정확성을 앞세워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지가 마지막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국 올해 포천힐스에서 살아남기 위한 핵심은 ‘정확성’이다. 길어진 전장을 버틸 비거리와 롱 아이언 능력은 물론, 절반 가까이 좁아진 페어웨이를 지켜 깊은 러프를 피해야 한다. 여기에 ‘마의 12번홀’을 무사히 넘기고 마지막 18번홀에서 기회를 잡는 것이 메이저 퀸을 가릴 핵심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유현조가 '마의 12번홀'에서 트러블 샷을 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