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라위 분짠.(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1999년생인 분짠은 미국 듀크대 골프부 출신으로 대학 시절 팀 우승을 이끌고 올스타에 4차례 선발되는 등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을 쌓았다. 202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풀시드를 받아 뛰었지만 2024년 풀 시드를 잃은 뒤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분짠은 외국인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인터내셔널 퀄리파잉을 토너먼트를 거쳐 시드전 16위로 KL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첫해인 지난해에는 17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랭킹 9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인터내셔널 퀄리파잉과 시드전을 거쳤고, 시드전 15위로 다시 한번 정규투어 무대를 밟았다.
도전은 마침내 결실을 봤다. 분짠은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KLPGA 투어 출전 28번째 대회 만에 정상에 올라 투어 사상 최초의 태국인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며 ‘코리안 드림’을 이뤘다.
첫 우승 이후에는 다소 기복이 있었다. 우승 직후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한 뒤 3개 대회 연속 ‘톱20’에 진입하며 반등했지만 최근 2개 대회에서는 다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최근 주춤했던 흐름을 털어내듯 7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분짠은 “초반에는 드라이버가 잘 맞지 않았지만 후반 들어 조금 변화를 줬고 이후부터 좋아졌다. 아이언 샷은 전반적으로 괜찮았다”며 “후반에는 보기를 할 수도 있는 위기가 있었는데 파로 잘 막으면서 좋은 흐름으로 마쳤다”고 돌아봤다.
반등의 열쇠는 퍼트였다. 분짠은 최근 공식 연습 라운드부터 퍼트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한국에서 별도로 레슨까지 받았다. 특히 여름철 상대적으로 느려진 그린에 적응하기 위해 퍼트 템포를 조정하는 데 공을 들였다.
비결은 ‘메트로놈’이다.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일정한 박자에 맞춰 스트로크하는 훈련을 반복했다.
분짠은 “기본적인 리듬은 유지하면서 템포에 조금 변화를 줬다. 메트로놈의 일정한 박자를 생각하면서 계속 연습했다”며 “처음에는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익숙해지니 일정한 템포로 스트로크하는 데 도움이 됐다. 퍼트 일관성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짜라위 분짠.(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분짠은 “작년에는 모든 것이 새로웠지만 1년을 경험하고 나니 이제는 매주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알게 됐다”며 “한국 생활과 투어에도 많이 적응해 훨씬 편안해졌다. 지금은 하루하루가 즐겁고 태국과 거리도 가까워 좋다”고 활짝 웃었다.
결국 분짠은 미국 무대와 한국을 오가는 대신 KLPGA 투어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미국에서도 조건부 시드를 보유해 도전을 이어갈 수 있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당분간 KLPGA 투어에 전념할 계획이다.
분짠의 ‘코리안 드림’은 이미 첫 번째 결실을 맺었지만 새로운 목표가 기다리고 있다. 2011년 시작해 올해 15회째를 맞은 KG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아직 외국인 우승자가 나오지 않았다. 첫날부터 선두권에 자리한 분짠이 정상까지 오른다면 E1 채리티 오픈에서 ‘KLPGA 투어 최초 태국인 우승’ 기록을 세운 데 이어 또 하나의 역사를 쓰게 된다.
분짠은 “KG 레이디스 오픈의 역사가 오래된 것을 알고 있다. 아직 첫날이라 우승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기회가 찾아온다면 최선을 다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한국에서의 도전도 계속된다. E1 채리티 오픈 우승으로 2028년까지 KLPGA 투어에 뛸 수 있는 출전권을 확보한 분짠은 남은 시즌 또 다른 목표도 세웠다.
오는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KLPGA 투어 상금랭킹 15위까지 나갈 수 있는 만큼 이 대회 출전권을 확보하는 것이 당장의 과제다. 분짠의 현재 상금랭킹은 29위다.
분짠은 “우선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것이 작은 목표다. 출전 자격을 얻는 순위 안에 들어가고 싶다”며 “남은 시즌에는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상금랭킹 ‘톱10’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짜라위 분짠.(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