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고(故) 폴 앨런은 1997년 시호크스를 1억9400만달러(2669억 원)에 샀다. 29년이 지난 지금 가격은 약 50배가 됐다. 프로스포츠 구단 하나가 어떻게 13조 원이 넘는 가격에 팔린 것일까.
미식축구팀 시애틀 시호크스의 새 구단주가 된 벤처투자가 비노드 코슬라. 사진=AP PHOTO
올해 NFL 슈퍼볼 우승을 차지한 시애틀 시호크스. 사진=AFPBBNews
NFL 구단은 모두 32개다. 새로운 팀을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 기존 구단도 시장에 잘 나오지 않는다. 사고 싶은 부자는 많은데 팔려는 구단은 적다. 수량이 정해진 한정판 야구카드나 농구화처럼 가격이 오르는 이유다.
가장 큰 수입원은 중계권이다. 중계권은 방송사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내는 돈이다. NFL은 아마존, CBS, ESPN·ABC, 폭스, NBC 등 거대 방송사들과 2033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었다.
방송사들이 거액을 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드라마나 영화는 나중에 봐도 되지만 스포츠 경기는 결과를 알기 전에 봐야 재미있다. 팬들이 정해진 시간에 몰려들기 때문에 광고를 팔기도 좋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에 시청자를 빼앗긴 방송사 입장에서 스포츠 생중계는 놓칠 수 없는 상품이다.
NFL은 이렇게 번 전국 중계권료와 공동 후원금 등을 32개 구단에 비슷하게 나눠준다. 그린베이 패커스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구단마다 받은 공동 수입은 2025시즌 4억5320만 달러(약 6236억 원)였다. 성적이 좋지 않거나 인구가 적은 도시에 있는 구단도 매년 큰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구단이 버는 돈은 이뿐만이 아니다. 입장권과 유니폼을 팔고, 경기장 광고와 고급 관람석에서도 수입을 올린다. 경기장에서는 미식축구뿐 아니라 공연과 각종 행사도 열린다. 시호크스를 인수하는 것은 단순히 선수단만 사는 일이 아니다. 시애틀이라는 지역의 스포츠 시장 및 경기장 사업, 오랜 팬층까지 한꺼번에 사는 것이다.
최근 미국 스포츠 구단의 가격은 경쟁하듯 오르고 있다. NFL 워싱턴 커맨더스는 2023년 60억5000만 달러, NBA 보스턴 셀틱스는 지난해 61억 달러에 팔렸다. NBA LA 레이커스는 지난해 100억 달러의 평가액으로 주인이 바뀐 데 이어 불과 1년 만인 올해 125억 달러에 다시 매각하는 계약이 체결됐다. 이 거래는 NB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 프로 구단은 사정이 다르다. 많은 구단이 모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다. 경기장도 직접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쓴다. K리그 구단은 2부로 강등되면 관중과 광고 수입이 줄어들 위험도 있다. NFL처럼 막대한 중계권 수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국내에서도 변화는 나타나고 있다. 프로야구를 중심으로 관중이 늘고 유니폼과 캐릭터 상품 판매가 커졌다. 온라인 중계와 구단 브랜드 사업도 새로운 수입원이 되고 있다. 앞으로는 모기업이 얼마나 많은 돈을 지원하느냐보다 구단 스스로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코슬라 일가는 13조 원을 내고 선수단 뿐만 아니라 새로 만들기 어려운 NFL의 한 자리와 수십 년간 쌓인 팬, 앞으로 계속 들어올 중계권 수입을 함께 샀다. 미식축구팀이 아니라 ‘돈을 계속 벌어들이는 황금알 낳는 거위’를 산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