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우승 뒤 하루만 ‘왕의 남자’로 살았습니다. 이제 다시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죠”
베트남을 다시 동남아시아 축구 정상에 올려놓은 김상식(50) 감독이 시선을 월드컵으로 돌렸다. 김 감독은 28일 국내 취재진과 화상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을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팀으로 성장시키고 싶다”며 “지도자로 세계적인 감독들과 겨뤄보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디제이매니지먼트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아세안 현대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김상식 감독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디제이매니지먼트
이번 대회 성적은 6승2무. 8경기에서 3골만 내줬다. A매치 무패 행진도 26경기(22승4무)로 늘렸다. 김 감독은 베트남 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을 지휘하며 부임 이후 2년 동안 네 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김 감독은 성공 비결로 ‘관찰과 변화’를 꼽았다. 그는 “선수의 몸 상태와 기량, 전술을 받아들이는 정도를 세심하게 살핀다”며 “축구는 선수와 훈련, 상대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그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잡한 전술을 주입하기보다 방향을 짧고 분명하게 전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상대의 빈틈을 재빨리 공략하는 것이 김 감독의 축구다.
대회 최우수선수와 득점왕(5골)을 차지한 응우옌딘박(22)도 김 감독의 신뢰 속에 성장했다. 김 감독은 싱가포르전 전반에 딘박을 교체한 일을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이후에도 잘해줬다”며 “너무 고마워 우승 뒤 업어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우승 시상식에서 만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베트남이 월드컵에 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아직 월드컵 본선에 오른 적이 없다. 그는 “가능하다면 베트남과 함께 월드컵에 가고 싶다”며 “어느 팀을 맡든 감독으로 월드컵 무대에 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전했다.
베트남 팬들이 우승 뒤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온 모습도 김 감독에게는 특별했다. 그는 “박항서 감독님이 베트남 축구를 발전시키고 한국 지도자에 대한 신뢰를 만들어주신 덕을 보고 있다”며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도 축구가 좋은 소통 수단이 된다고 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9월 아시안게임 지휘는 베트남 현지 지도자에게 맡기고, 같은 기간 열리는 FIFA 아세안컵에 집중한다. FIFA 아세인컵은 FIFA가 2026년부터 신설한 AFF 가맹국들의 공인 국가대항전이다. 2026년 9월 24일부터 첫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는 한국과 조별리그 E조에서 맞붙는다.
김 감독은 “한국이라고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베트남은 어느 팀을 만나도 도전자”라며 “한국전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안타까웠다”면서 “아시안컵에서는 절치부심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