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피융~"…바위 맞고 OB 된 공, 트리플보기에도 웃은 분짠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8월 30일, 오전 12:01

[용인=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딱, 피융~”

짜라위 분짠.(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짜라위 분짠.(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짜라위 분짠(태국)은 공이 바위를 맞고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나간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선두를 달리다 한 홀에서 순식간에 3타를 잃는 황당한 불운을 겪었지만 분짠은 웃었다.

분짠은 29일 경기 용인시의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5회 KG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10억 원) 3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잡고 트리플보기 1개를 범해 이븐파 72타를 쳤다.

중간 합계 8언더파 208타를 기록한 분짠은 공동 선두 신다인, 유아현, 박혜준, 노승희(이상 9언더파 207타)에 1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는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과정에는 짙은 아쉬움이 남았다.

분짠은 전반에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잡으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5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2.1m에 붙여 첫 버디를 낚았고, 9번홀(파5)에서 3.1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중간합계 10언더파 단독 선두로 후반에 들어갔다.

그러나 13번홀(파4)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13번홀은 왼쪽으로 휘어진 오르막 도그레그 홀이다. 페어웨이 왼쪽에 커다란 바위 지형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앞뒤로 벙커까지 도사리고 있어 티샷부터 까다롭다.

전날 이 홀에서 타수를 잃었던 노승희도 “티샷에 대한 부담이 큰 홀”이라며 “페어웨이가 굉장히 좁고 시야도 불편하다. 왼쪽으로 가면 2번째 샷 때 바위에 가리고, 오른쪽도 공간이 많지 않아 다른 선수들도 티샷에 부담을 느끼는 홀”이라고 설명했다.

분짠의 티샷은 왼쪽으로 향해 커다란 바위 바로 옆 벙커에 빠졌다. 벙커에 탈출하기 위해 2번째 샷을 했는데 이번에는 공이 바위를 맞고 오른쪽으로 크게 튀어나갔다.

오른쪽 숲으로 깊숙이 들어간 공은 결국 찾지 못했다. 분실구가 된 탓에 벌타를 받은 분짠은 다시 플레이를 이어갔고, 5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다. 8.8m 거리의 더블보기 퍼트마저 홀을 외면하면서 결국 트리플보기로 홀아웃했다.

10언더파 단독 선두였던 분짠은 한 홀 만에 7언더파로 내려앉았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았다. 이후 추가로 타수를 잃지 않고 버틴 분짠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3번째 샷을 홀 50cm에 바짝 붙였다. 가볍게 탭인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8언더파로 올라선 채 경기를 마쳤다.

선두권 선수들이 크게 달아나지 못한 것도 다행이었다. 공동 선두 그룹과 분짠과의 격차는 단 1타에 불과하다. 최종일 역전 우승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위치를 지켜냈다.

짜라위 분짠.(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짜라위 분짠.(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분짠은 13번홀 상황에 대해 “벙커에서 샷 자체는 잘했다. 다만 공을 조금 얇게 맞혔고 그 공이 돌을 맞은 뒤 그대로 오른쪽으로 튀었다”며 “그래서 다시 플레이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선택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다. 그는 “시간을 되돌려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아마 레이업을 선택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분짠은 오히려 트리플보기 이후 흔들리지 않은 자신의 플레이를 높이 평가했다.

분짠은 “경기하다 보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오히려 13번홀 이후 상황을 잘 수습하고 경기를 이어간 부분에 대해서는 꽤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번의 실수가 트리플보기라는 큰 손실로 이어졌지만 마음을 다잡은 방법은 단순했다. 자신의 경기를 믿고 이미 지나간 샷을 머릿속에서 지우는 것이다.

그는 “오늘도 아직 남은 홀이 많았고 내일도 18홀이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미 지나간 일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한 샷, 한 샷에 집중하면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샷에만 신경 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성격도 위기를 넘기는 데 한몫했다. 원래 그렇게 긍정적인 편이냐는 질문에 분짠은 “그렇다”며 웃었다. 이어 “사실 나와 캐디는 공이 바위를 맞고 날아가는 것을 보고 함께 웃기도 했다”고 말했다.

분짠은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KLPGA 투어 최초의 태국인 우승자가 됐다. 이번에는 약 3개월 만의 시즌 2승과 함께 KG 레이디스 오픈 사상 첫 외국인 우승자에 도전한다.

그는 “결과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고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이번 주 내내 그렇게 경기해왔고 지금까지 잘되고 있다”며 “최종 라운드에서도 똑같이 한 샷, 한 샷에 집중하면서 내 경기를 해나가겠다.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분짠은 30일 최종 4라운드에서 서교림, 양효진과 동반 플레이를 펼치며 1타 차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짜라위 분짠.(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짜라위 분짠.(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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