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속 신들린 버디쇼… '우승의 자격' 보여준 디펜딩 챔피언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8월 31일, 오전 12:01

[용인=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1년 전에는 ‘408m 카트도로 티샷’이라는 행운이 따랐지만 올해는 달랐다. 디펜딩 챔피언의 무게를 이겨내며 다시 정상에 섰다. 신다인이 ‘약속의 땅’ 써닝포인트에서 KG 레이디스 오픈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곽정현 KG그룹 사장(오른쪽)이 30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제15회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한 신다인에게 우승 자켓을 입혀주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곽정현 KG그룹 사장(오른쪽)이 30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제15회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한 신다인에게 우승 자켓을 입혀주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신다인이 30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제15회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 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신다인이 30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제15회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 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신다인은 30일 경기 용인시의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5회 KG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10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작성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신다인은 2위 박혜준(14언더파 274타)을 3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KG 레이디스 오픈 역사상 처음 나온 2연패 기록이다. 2011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는 김하늘, 고진영, 김수지 등 쟁쟁한 선수들이 정상에 올랐지만 2차례 우승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신다인이 처음으로 2승을 거뒀고, 동시에 최초의 2연패 주인공이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우승 상금 1억 8000만 원을 받은 신다인은 시즌 상금을 3억 5872만 원으로 늘리며 상금랭킹 19위로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 순위도 12위로 껑충 뛰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미나 기자)
◇신들린 퍼트…깜짝 우승 아닌 것 증명

최종 라운드의 신다인은 그야말로 신들린 플레이를 펼쳤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그는 3번홀(파5)부터 7번홀(파4)까지 무려 5개 홀 연속 버디를 쓸어 담으며 단숨에 독주 체제를 만들었다. 길고 짧은 것을 가리지 않고 퍼터를 대는 족족 공이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첫 위기는 전반 마지막인 9번홀(파5)에서 찾아왔다.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면서 수풀 속으로 들어가면서다. 1벌타를 받고 시도한 3번째 샷마저 러프로 향했고, 4번째 샷 만에 어렵게 공을 그린에 올렸다. 10m 거리의 파 퍼트까지 놓치면서 이날 첫 보기를 범했다. 2위와의 격차도 1타까지 줄었다.

그러나 흔들림은 오래가지 않았다. 신다인의 퍼터는 후반에도 불을 뿜었다. 10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4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곧바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11번홀(파4)에서 4.1m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2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15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줄인 신다인은 17번홀(파4)에서도 7m 거리의 버디 퍼트까지 성공시키면서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다인은 “써닝포인트 골프장에만 오면 그린에서 편하고 퍼트 라인이 눈에 잘 보인다”며 “오늘은 퍼트 어드레스를 서면 공이 홀 안으로 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퍼트 감각이 최고조였다”고 2연패 비결을 밝혔다.

이어 “최근 2주 동안 경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 처음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서는 이 대회가 정말 부담됐다”며 “하지만 1라운드를 마친 뒤 그린 스피드에 적응하고 집중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대회 최초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가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다인은 지난해 이 대회 연장 첫 홀(18번홀·파5)에서 티샷이 카트 도로를 타고 한참을 굴러가 무려 408m를 전진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 홀에서 이글에 실패해 승부를 끝내지 못했지만, 2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행운의 티샷이 신다인의 우승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지만, 신다인에게는 ‘깜짝 우승’이라는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쫓아다녔다.

신다인은 “어쩌다 우승한 선수가 아니라 항상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며 “때마침 나에게 첫 우승을 안겨준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날 증명해서 기쁘다. 이제 어디서든 우승할 수 있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남은 시즌 목표는 오는 10월 전남 해남군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것이다. 신다인은 “대회 출전 자격을 갖추도록 상금랭킹 15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며 “또 시즌 2승에도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오빠에게”

신다인에게 이번 우승이 특별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지난해 우승으로 받은 부상인 KG모빌리티의 자동차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아버지 신해식 씨에게 선물했기 때문이다.

신 씨는 딸이 우승하기 전까지 대회장을 오갈 때 대부분 버스를 이용했다. 창원에서 근무하면서도 10년 동안 주말에 거의 빠짐없이 딸이 경기하는 전국 대회장을 오갔다. 그렇게 1년에 이동하는 거리만 약 6만km에 달했다. 이전에는 그 거리를 대부분 버스로 오갔지만 지난해 11월 액티언을 인도받은 뒤 이 차를 타고 대회장을 찾고 있다.

7개월 만에 약 3만km를 달렸을 정도로 애용하며, 매주 직접 손세차를 할 만큼 딸이 안겨준 우승 부상을 애지중지한다. 회사에 차를 가져갔을 때는 동료들이 몰려와 구경했다고 한다. 주변에는 같은 모델을 구입한 동료까지 생겼다.

신 씨는 단순히 딸의 열성적인 응원군에만 머물지 않는다. 신다인의 독특한 스윙을 함께 만들어온 ‘코치’이기도 하다. 시즌 초 전문 코치에게 레슨을 받은 뒤 샷이 흔들렸던 신다인이 다시 아버지와 함께 훈련하면서 경기력을 회복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골프를 치지 않는 신 씨는 어린 시절 입스로 힘들어하는 딸을 위해 직접 골프를 연구하며 ‘골프 박사’가 됐다.

신다인은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면서 우승자 부상으로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한 대 더 받게 됐다. 이번 자동차는 오빠에게 선물할 생각이라고 했다. 신다인은 “오빠도 차가 없어서 뚜벅이 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번에 오빠가 ‘차 타면 나 줄 거지?’라고 물어보기도 해서 오빠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신다인이 30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제15회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 한 뒤, 부상인 KGM 액티언을 타고 시상식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신다인이 30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제15회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 한 뒤, 부상인 KGM 액티언을 타고 시상식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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