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9일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43개 종목, 총 71개 세부 종목에서 469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이 펼쳐진다. 항저우 대회보다 종목은 3개, 세부 종목은 10개 늘었다. 한국은 크리켓과 빠델을 제외한 41개 종목에 출전한다.
최근 두 대회 연속 중국, 일본에 이어 종합 3위에 오른 한국 선수단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5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대회 금메달(43개) 보다 조금 상향된 숫자와 함께 개최국 일본과의 격차를 최소화한다는 게 현실적인 지향점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기대 종목에서는 예상대로 결과가 나와야하고 '깜짝 메달'을 선사하는 신데렐라도 등장해야한다.
한국 선수단이 가장 확실하게 '계산' 안에 넣고 있는 금메달을 꼽으라면 역시 배드민턴 여자단식 안세영이다. 선수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 안세영의 행보를 보면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안세영은 자타가 공인하는 여자 배드민턴 1인자다. 현재 최고이면서 배드민턴 역사를 통틀어도 가장 화려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진행형 레전드'다. 이제 24세 어린 나이지만, 그리 과한 수식이 아니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상징적인 순간과 함께 '안세영 시대'가 열렸고 이듬해 그는 한동안 다른 선수들이 넘보지 못할 정도의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2025년 안세영은 단일시즌 역대 최다우승 타이 기록인 11승을 거두면서 73승4패 승률 94.8%, 누적 상금 100만 달러 돌파(100만3175달러) 등 놀라운 행보를 보였다. 1년 장기 레이스에서, 80번 가까이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에 나서면서 딱 4번 패했으니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과연 더 나아지고 강해질 수 있을까 싶었는데, '2026년 안세영'이 그 이상이다.
1월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을 연거푸 석권하며 올해를 시작한 안세영은 이후 아시아선수권대회, 싱가포르오픈, 인도네시아오픈 등 나서는 대회마다 정상에 올랐다. 2월 아시아단체배드민턴선수권과 5월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 등 단체전에서도 지는 법을 몰랐다.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왕즈이에게 딱 1번 패했을 뿐이다.
승승장구 안세영을 막은 것은 부상이었다. 안세영은 7월 일본오픈 1회전 승리 후 부상 때문에 대회를 중도하차했고 이어진 중국오픈까지 건너뛰었다. 과거에도 종종 피로감을 주던 왼쪽 발이라 주위 걱정도 따랐다. 하지만, 충전과 함께 다시 '셔틀콕 여제'로 돌아왔다.
안세영은 지난 8월23일 인도 뉴델리에서 끝난 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고 우승했다. 3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이었고 부상 복귀 무대에서 건재함을 알린 터라 더 값졌다. 이제 안세영의 다음 시선은 아시안게임으로 향한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단식에서 우승하며 1994년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안세영은 세계선수권 우승 기운을 안고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한다. 쉽진 않은 과제다.
배드민턴 종목에 있어 아시안게임은 세계 대회와 같은 레벨이다. 특히 여자단식은 왕즈이, 천위페이, 한웨(이상 중국), 야마구치, 토모카 미야자키(이상 일본), 라차녹 인타논, 초추웡 폰파위(이상 태국), 푸트리 쿠스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 푸살라 신두(인도) 등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들이 모조리 아시아 선수들이라 더 어렵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랭킹 부동의 1위는 안세영이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하다.
안세영은 "아시안게임은 모든 선수가 우승하고 싶은 대회고 나 역시 정말 금메달을 따고 싶다. 대회가 일본에서 열리지만, 잃을 게 없다는 각오로 자신 있게 달려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일단 부담을 안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시안게임에 앞서 안세영은 9월1일부터 중국 창저우에서 열리는 '세계배드민턴연명(BWF) 월드투어 중국 마스터스(슈퍼 750)'에 참가해 컨디션을 최종 점검한다. 1번 시드를 받은 안세영은 이 대회 2연패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