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무리하고 LG 트윈스로 복귀한 고우석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편, LG 구단은 지난 2일 고우석과 계약기간 1년, 연봉 5억 원의 조건에 계약과 동시에 선수 등록까지 마쳤다. 2026.9.3 © 뉴스1 김진환 기자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마치고 3년 만에 LG 트윈스로 돌아온 오른손 투수 고우석(28)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응원에 감사함을 전하며 팀의 역전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고우석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다시 LG로 돌아오게 돼서 기쁘다. 좋은 대우를 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남은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내가 더 열심히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2023년 마무리 투수로서 LG의 통합 우승을 이끈 고우석은 포스팅 시스템(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애미 말린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마이너리그 생활을 전전하던 그는 지난 7월 이적한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메이저리그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4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9.00의 성적으로 짧은 빅리그 생활을 보낸 고우석은 다시 마이너리그 내려갔고, 지난달 29일 미네소타로부터 방출 대기 통보를 받은 뒤 미국 생활을 정리하기로 했다.
고우석은 복귀 과정에 대해 "미네소타로부터 방출 대기 통보를 받은 뒤 사흘 동안 기다리면서 이적하면 더 열심히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어떤 구단도 제의가 없다면 어떤 게 내게 더 도움이 될지 고민한 끝에 한국 복귀를 결심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팀을 구하지 못해도 올 시즌 많은 경기에 나가 이닝을 소화한 만큼 개인 훈련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최종적으로 타 구단의 제의가 없어서 (FA 자격으로) 한국행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가족과 함께하지 못했던 것도 복귀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는 아내와 아들을 두고 캐리어 한 개와 더플백 한 개만 가지고 마이너리그 생활을 해왔다. 집은 물론 차도 없었다. 둘째 출산을 앞둔 상황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맞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우석은 더 빨리 한국에 돌아올 수도 있었다. LG는 마무리투수 유영찬의 부상으로 불펜이 약화하자, 지난 5월 고우석에게 복귀 의사를 타진했다. 그러나 당시 고우석은 미국 무대에 남아 메이저리그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5월에 미국에 남은 건 메이저리그 데뷔 꿈 때문만이 아니다. 물론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가는 일도 있지만,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내가 2년 동안 미국에서 지내며 배운 게 맞는 건지 좀 더 확인하고 싶어서 LG 복귀 제안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남은 고우석은 계속 부닥친 끝에 역대 30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그는 "다른 빅리거처럼 즐겨야 했을 텐데, 어떻게든 잘해서 생존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한 건) 결국 내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난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뛸 만한 선수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마이너리거는 부족한 선수라는 편견을 가졌던 고우석은 직접 미국 무대에서 활동하면서 자기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미국 생활을 정리했지만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내가 더 잘했으면 어땠느냐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며 "그래도 이를 계기로 발전해 나가면서 더 좋은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다짐했다.
최근 3년 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무리하고 LG 트윈스로 복귀한 고우석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편, LG 구단은 지난 2일 고우석과 계약기간 1년, 연봉 5억 원의 조건에 계약과 동시에 선수 등록까지 마쳤다. 2026.9.3 © 뉴스1 김진환 기자
고우석은 지난 7월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뒤 글러브 이물질 때문에 8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황당한 경험'도 있다. 이 여파로 컨디션이 떨어져 경기력까지 나빠졌고, 결국 방출 대기 통보로 이어지게 됐다.
그는 "매일 검사를 하는데 그 경기에선 심판이 끈적거린다고 퇴장을 명령했다. 아주 황당했다"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다. 시즌 중 글러브를 바꿔가며 썼어야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난 떳떳했고, 그래서 항소한 끝에 2경기를 감면받았다"고 회상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고우석은 LG와 3개월 1억5000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선수 등록 절차도 마무리해 곧바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고우석은 "지난주까지 경기에 나선 만큼 몸 상태는 문제없다. 다만 귀국한 지 얼마 안 돼서 등판 일정은 감독님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선수단은 이날 복귀 후 처음으로 합류한 고우석을 환대했다. 특히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구단을 통해 "미국에서의 용기 있는 도전이 인상 깊었다.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고우석은 리그 규정상 정규시즌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현재 3위에 자리한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가을 야구'에 나설 수 없다. KBO 규정에 따르면, 군 제대 선수를 제외한 국내 선수는 7월 31일 기준 구단 선수로 등록돼야 포스트시즌 출전 자격을 갖추게 된다.
빠짐없이 LG 경기를 봤다는 고우석은 "미국 생활이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며 "선두권과 승차가 5.5경기로 크지만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역전 우승을 위해 힘을 보태는 게 내가 보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