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재가 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민국 레슬링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공개 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26.8.19 © 뉴스1 김민지 기자
한국 레슬링의 간판 정한재(31·수원시청)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빛 뒤집기'로 시상대 맨 위에 오르겠다며 결연한 각오를 다졌다.
정한재는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극적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2023년 개최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 8강에서 조라만 사센베코프(키르기스스탄)에게 0-9, 2피리어드 테크니컬 폴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사센베코프가 결승에 진출하면서 정한재는 패자부활전 기회를 얻었다.
정한재는 패자부활전 1라운드에서 아슬라몬 아지조프(타지키스탄)를 9-0으로 꺾더니 이어진 패자부활전 동메달결정전에서 이슬로몬 바크흐라모프(우즈베키스탄)를 5-4로 제압했다.
극적인 승리였다. 4-0으로 앞서던 정한재는 종료 14초 전 바크흐라모프에게 4점짜리 들어 메치기 기술을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레슬링은 동점일 경우 높은 점수 기술을 성공한 선수가 승리하기 때문에 정한재는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종료 10초를 남기고 정한재는 공격으로 피하기 위해 매트 밖으로 나간 상대의 반칙으로 귀중한 한 점을 얻었다. 이를 끝까지 잘 지켜내며 한국 레슬링의 당시 대회 첫 메달을 안겼다.
정한재가 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민국 레슬링 국가대표 출정식 및 미디어데이에서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2026.8.19 © 뉴스1 김민지 기자
그는 두 번째 아시안게임에선 메달 색깔을 금색으로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3년 사이 기량도 더 좋아졌다. 지난해 9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2025 세계선수권 남자 그레코로만형 63㎏급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 김현우,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김민석(이상 동메달) 이후 7년 만에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낸 쾌거다.
정한재는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마냥 기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에선 꼭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체급을 올려 67㎏급에 나서는 정한재의 경쟁자로는사이드 에스마엘리(이란)와 라자크 베이시케예프(키르기스스탄)가 거론된다.
에스마엘리는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세계선수권과 아시안선수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베이시케예프는 이 종목 '이인자'로 2024년과 2025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에스마엘리에게 밀려 모두 준우승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성적 부진으로 추락한 한국 레슬링은 이번 아시안게임은 부활을 알리는 출발점으로 삼으려 한다. 최소 금메달 한 개를 목표로 잡았는데, 유력한 우승 후보는 정한재다.
정한재가 2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하계아시아경기대회 D-30 미디어데이에서 공개훈련을 하고 있다. 2026.8.20 © 뉴스1 안은나 기자
레슬링 관계자는 정한재에 대해 "우수한 체력과 강력한 측면 들기 기술로 경기 주도권을 잡아가는 능력이 탁월하다. 체급 상향에 따른 힘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웨이트와 스텝 훈련으로 근력과 순발력을 보완했다"며 "힘과 방어력을 다듬는다면 아시안게임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한재는 "다들 금메달을 기대하는데, 부담을 느끼기보다 이를 즐기려 하고 있다"며 "위기일 때 더 잘해야 한다. 그런 만큼 꼭 금메달을 따서 한국 레슬링의 부활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몸 관리도 중요하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오른쪽 팔꿈치를 다친 정한재는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그는 "80% 정도 회복했다. 불안한 점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내가 하던 대로 열심히 한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