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민국 레슬링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공개 훈련에서 김성권, 윤준식 등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26.8.19 © 뉴스1 김민지 기자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한국 레슬링의 현주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전통의 메달밭을 자처했지만, 지금은 국제 경쟁력을 잃어 올림픽 무대에 나가는 선수조차 손에 꼽을 정도다.
2020년대 들어 한국 레슬링의 부진은 더욱 깊어졌다. 세계 무대는커녕 아시아에서도 이란, 일본, 키르기스스탄 등에 밀렸다.
2021년 도쿄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고,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 2개만 땄다.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도 따지 못한 건 1966년 방콕 대회 이후 57년 만이었다.
한국 레슬링의 몰락은 국제 레슬링계에서도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네나드 라로비치 세계레슬링연맹(UWW) 회장은 김익헌 대한레슬링협회장에게 '레슬링 강국이었던 한국이 왜 이렇게 갑자기 처참하게 무너진 거냐'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레슬링 대표팀의 분위기는 더욱 비장하기만 하다.
지난달 진행한 레슬링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미디어데이 역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아니라 반성하고 채찍질하는 등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무대였다.
눈물을 흘린 안한봉 레슬링 대표팀 감독은 "한국 레슬링이 최근 시련도 겪고 쓴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이번 대회만큼은 더 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다"며 "우리 선수들도 한국 레슬링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널리 알려달라"고 외쳤다.
안한봉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이 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민국 레슬링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출정식에서 아시안게임 선전 을 다짐하며 선수들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6.8.19 © 뉴스1 김민지 기자
오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나고야 이나나가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 레슬링 종목에는 총 18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남녀 자유형, 남자 그레코로만형 등 3가지 세부 종목에서 각각 6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부활을 다짐하는 레슬링 대표팀은 코치진 8명, 선수 18명 등 총 26명으로 구성됐다. 대회 목표는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6개로 잡았다.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의 정한재(수원시청)에게 금메달을 기대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인 정한재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으로 7년 만에 값진 메달을 획득했다.
항저우 대회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동메달을 딴 김민석(수원시청)도 메달 후보 중 한 명으로, 레슬링 대표팀은 김민석의 결승 진출까지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다크호스'로 평가받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 노영훈(울산광역시남구청)도 동메달 후보로 꼽힌다.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 김민석이 2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아경기대회 D-30 미디어데이에서 공개훈련을 하고 있다. 2026.8.20 © 뉴스1 안은나 기자
남자 자유형에서는 65㎏급 윤준식(삼성생명)과 125㎏급 김관욱(수원시청), 여자 자유형에서는 50㎏급 천미란(삼성생명), 53㎏급 박서영(전남광주남구청), 57㎏급 권영진(삼성생명)이 동메달 후보로 거론된다.
정한재는 팔꿈치 골절, 김민석은 가슴 근육 파열 등 큰 부상을 당한 뒤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강한 정신력과 투혼으로 반드시 시상대 맨 위에 서겠다는 각오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 수술을 미룬 데다 12월 태어날 아들의 태명도 '김메달'로 지은 김민석은 "한국 레슬링이 최중량급에서 약하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금메달을 획득해 절대 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한재도 "꼭 금메달을 따서 한국 레슬링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