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10일 수상자 발표 직후 노벨위원회 관계자와의 7분가량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떻게 수상 소식을 알게 됐냐는 물음에 서울 자택에서 저녁 8시쯤 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막 마친 후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한강은 작가로서 가장 중요한 영감은 어디서 비롯됐느냐는 질문에는 "어릴 때부터 만난 여러 작가는 삶에서 의미를 찾았고, 때로는 방황하기도 하고 때로는 단호하기도 했다"며 이들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한강은 이날 별다른 일은 하지 않고 있었으며 독서와 산책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아들과 함께 노벨상 소식을 들었지만, 둘이 이에 대해 말할 시간이 별로 없었고 털어놨다.
한강은 노벨상 수상이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정말 영광이고, 노벨상위원회가 나의 수상을 지지해 준 점은 감사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서의 소감에 대해 "어릴 때부터 책과 함께 자랐고 한국문학에 친근감을 가졌다"며 "이번 수상 소식이 한국의 문학 작품 독자들과 내 친구들, 작가들에게도 좋은 소식이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또한 스웨덴의 아동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긴 양말을 신은 삐삐'의 저자)이 영감의 원천이라고 말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는 말에는 "그가 유일한 원천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릴 적에 읽은 그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The Brothers Lionheart)이라는 작품에 평소 궁금해하던 인간과 삶과 죽음에 대한을 의문과 연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강은 또한 자신의 작품 세계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처음 읽어볼 책으로 최근에 출간한 책인 ‘우리는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다’를 추전했다. 또한 자신의 자전적 작품인 '흰'과 '채식주의자'도 읽어보기를 권했다.
한강은 가장 잘 알려진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한 의미에 대한 질문에는 "3년간의 집필 과정이 아주 힘들었던 소설"이라며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미지를 찾고 작품 속 사물들의 이미지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을 어떻게 자축하고 싶냐는 물음에는 "나는 술은 좋아하지 않는다"며 "아들과 함께 차를 한 잔 마시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강은 풍문여고와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출신으로,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고 울림 깊은 표현력으로 국내외 독자와 평단에 호평받았다.
한강은 과학자이자 노벨상의 창시자인 알프레트 노벨이 1896년에 사망한 기념일인 12월 10일에 스톡홀름에서 상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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