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제목'을 조명하다"…국립현대 청주관 '이름의 기술'展

생활/문화

뉴스1,

2024년 10월 22일, 오전 08:13

'이름의 기술'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2025년 2월 23일까지 소장품 기획전 '이름의 기술'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품의 제목을 조명하는 전시로, 소장품 가운데 관람객이 난해하게 여길만한 제목을 분류해 제목의 효용성을 질문하고, 창작의 영역에서 제목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명은 제목이 작품에 종속되어 박제된 표식이 아니라 시대와 문맥에 따라 유동하는 것으로 인식하고자 '이름'으로 설정했다. 중의적 의미를 지닌 '기술'은 기록하고 서술한다는 의미인 동시에 이름을 창작하는 방식을 나타낸다.

전시 도입부인 '프롤로그-이름의 기술'은 소장품 1만 1560점 가운데 무제, 기호, 문장형의 작품을 분류한 자료를 소개하고, 미술관이 작품에 귀속되는 정보 중 이름을 어떻게 기술하는지 공유한다.

1장 '무제'(Untitled)는 다양한 무제 작품을 통해 작품의 제목을 본격적으로 조명한다. '무제'는 난해하거나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제목이나, 해석의 권한을 관람자에게 전적으로 이양해 작품을 자유롭게 이해하도록 한다.

2장 '기호'는 숫자, 알파벳, 수학 부호 등이 조합된 제목들로 구성됐다. 기호화된 제목도 암호화나 수식화로 난해함을 주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런 제목은 의미를 알 수 없거나 불분명하게 지시하며 관람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지막 '문장-이것은 이름이 아니다'에서는 문장형, 서술형 제목의 작품 8점을 전시해, 서술형 제목이 보다 친절한 것 같지만 오히려 불일치하거나 교란해 작품의 특징을 더 강조함을 드러낸다.

전시장 중앙에 조성된 참여형 프로그램 '이름 게임'은 각 장을 연결하고 관람객이 자유롭게 오가면서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참여자는 이름을 변경하고 싶은 작품을 선택한 다음 게임의 절차를 따라가면서 새로운 이름을 생성한다. 생성된 이름은 작품 옆에 부착된 디지털 명제표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전시와 연계해 2층 보이는 수장고에 유산 민경갑의 작품 '얼 95-2'가 전시된다. 민경갑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시도하며 한국화의 확장을 끊임없이 모색한 대표적 한국화가이다.

4폭으로 구성된 대형 작품은 '산울림 95-2'로 알려졌으나 소장품 정보의 조사연구를 통해 '얼 95-2'로 수정 등록됐다. 작품의 제목이 변경될 수 있는 데이터인 점, 제목이 창작의 태도와 철학을 드러내는 점에 주목하며 작품을 관람해 보기를 제안한다.
'이름의 기술'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제공.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