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 발굴조사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은 영산강 유역에 분포하는 장고분 중 유일하게 다수의 다른 원형 고분들과 함께 고분군을 이루고 있어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적 중 하나이다.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고분의 구조와 축조방법, 조영 순서를 밝혀 유적 경관을 복원하고,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21년부터 연차적으로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장고분의 구조와 축조공법을 추정할 수 있는 여러 단서를 확보했다. 장고분의 분구(墳丘, 흙을 쌓아 올려 만든 언덕 형태의 봉분)와 도랑은 각각 직경 21.5m, 27.5m인 원의 중심과 교차점을 기준으로 정확하게 구획돼 있어 고분 설계 단계부터 정밀한 측량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 중 장고분 석실과 주변 토층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원형 분구는 돌방과 함께 4차에 걸쳐 축조됐는데 방형 분구에 비해 단순하게 쌓아올렸다. 처음에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경사지게 조성하다 점차 바깥쪽을 높게 쌓는 양상을 보였다. 성토가 진행되면서 원형 분구가 점차 높아지자 방형 분구를 조성해 돌방 축조를 위한 진입로를 확보한 흔적도 확인했다.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 중 장고분에서 나온 주요 출토유물. (사진=국가유산청)
방형 분구 서쪽 모서리에는 고분 위로 올라갈 수 있는 통로가 확인됐다. 도랑에서는 중국 남조에서 수입된 동전 문양 항아리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토기들이 흩어져 있어 고분 위에서 제사행위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고분군의 서쪽 경사지에서는 청동기시대 주거지 7동과 석관묘를 추가로 확인해 이 일대가 청동기시대부터 중심지 역할을 했음을 재확인했다.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 중 장고분의 축고과정 추정 모사도. (사진=국가유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