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60년 한국 대표 시인에 이르게 한 ‘시인에게 힘이 되어 준 말들’ 후학에게 들려줘-
안양대학교(총장 장광수)에서 올해로 등단 60년을 맞는 한국 대표 시인 신달자 시인이 ‘나의 인생, 나의 시’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안양대 아리관 아리소강당에서 20일 열린 ‘나의 인생, 나의 시’ 특별 강연에서 신달자 시인은 “교정에서 본 학생들의 밝은 표정에서 좋은 힘이 느껴져 강연하려는 내 마음이 여느 때보다 설렌다”라며 덕담을 건네고, 문화계의 전설이자 한국 대표 시인에 이르게 한 인생에서 ‘힘이 되어 준 말’을 안양대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들려주었다.
이날 강연에는 국어국문학 학생 등 안양대 학생과 교직원 100여 명이 등단 60년이 된 원로 시인의 시처럼 아름다운 강연을 경청했다.
신달자 시인은 시인의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 준 어머니의 ‘말’을 먼저 전해주었다.
“어머니는 많은 사람들이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도 보지 말라’고 체념하기를 권할 때, ‘오르지 못할 나무는 더 많이 쳐다봐라, 쳐다보고 쳐다보고 또 쳐다보느라면 오르는 길이 있을 끼다’라고 하셨고, 임종을 앞두고서도 ‘그래도 너는 될 끼다’라는 말을 남기며 끝까지 나를 믿고 격려하셨다”라고 말했다.
신달자 시인은 또 자신을 시와 문학의 세계로 이끈 김남조 시인과, 박목월, 박두진 시인의 ‘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학 은사인 김남조 선생님은 열 편 넘게 써간 시들에서 단 두 줄만 남기고 ‘다시 써와!’ 하시며 냉엄하게 호령하셨고, 족히 천 번 이상 들었을 ‘다시 써와!’라는 말은 내 생이 비틀거리거나 주저앉을 때 끝내 일어서게 하는 교묘한 힘이 되었다”라고 했다.
신달자 시인은 이어 당신의 대표작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 ‘나의 대표작은 오늘 밤에 쓸기다’라고 한 대문호 박목월 시인의 겸허한 말이 자기 삶의 갈비뼈가 되었으며, ‘보이지 않는 마음도 들어 올리는 것이 시인인데, 이 돌쯤은 들어 올려야지’라며 자택에 있던 크고 무거운 돌을 직접 옮기셨던 박두진 시인의 말에서는 인생도 문학도 자기 두 팔로 ‘들어 올려야’ 함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팔순이 넘은 원로 시인은 한 시간 넘게 계속된 강연 내내, 줄곧 서서 ‘말의 힘’으로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이어갔으며, 숨죽이고 경청하던 학생과 교직원들은 특강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로 감사의 인사를 대신했다.
신달자 시인은 특강에 앞서 안양대 총장실에서 장광수 총장을 만나 시집 <저 거리의 암자>와 묵상집 <미치고 흐느끼고 견디고>를 증정하고 환담을 나누었다.
안양대 장광수 총장은 이 자리에서 “‘나의 인생, 나의 시’라는 주제로 교양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을 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인 신달자 시인은 숙명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국어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해 <종이>와 <북촌> 등 20권에 가까운 시집과 여러 편의 산문집을 냈으며, 대산문학상, 만해문예대상, 석정시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평택대 교수와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사진>신달자 시인과 안양대 장광수 총장 기념 사진(좌부터 이승규 아리교양대학장, 장용철 대외협력부총장, 최금녀 시인, 신달자 시인, 장광수 총장, 맹문재 국어국문과 교수, 이태규 교학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