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60이면 생각 좀" 구미시장에 이승환 "자유민주주의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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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4년 12월 26일, 오전 06:5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북 구미시가 ‘안전’을 이유로 가수 이승환 씨의 공연장 대관을 취소했는데, 이 씨는 “핑계”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김장호 구미시장(왼쪽), 가수 이승환 씨 (사진=연합뉴스, 드림팩토리)
이 씨는 지난 25일 오후 SNS에 “구미 공연 취소의 이유가 ‘안전’이 아닌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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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 경호팀은 구미 지역에서 콘서트 개최 반대 집회를 인지한 지난 20일 이후부터 경북 구미경찰서 범죄예방과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나누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경호팀은 지난 20일 오후 2시 19분 구미 경찰에게 관객 신변보호 신고를 위해 연락했다. 이후 구미 경찰은 경호팀에게 ‘경비업 담당자가 현장에 출동해 상주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질서유지 내용도 확인해줬다. 이후 경호팀은 12월 23일 오전 10시 16분 반대 집회가 신고된 장소 확인(공연 참석자들에게 해당 장소를 피하시라는 공지를 위해)을 위해 구미 경찰에 연락했고, 이때만 해도 구미 경찰은 확인하는 대로 답변을 주기로 했을 뿐이다. 그런데 불과 23분 후인 12월 23일 10시 39분, 구미 경찰은 ‘기사에 공연이 취소 되었다고 나오니 확인해 달라’고 경호팀에 갑자기 연락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SNS와 팬카페를 통해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주시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도 삼가달라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공연 장소인 구미시 문화예술회관에 12월 22일 오후 2시경 ‘평소보다 많은 경호인력을 배치해 회관 내외의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문서로 통지했다. 통지 직후 ‘현재 집회 신고가 되어 있는 장소를 지도에 표시해서 보내주신다면, 관객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당 장소를 피하거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지하겠다’라고도 요청했다. 우리는 이 요청에 대한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정작 ‘안전’에 진심이었던 건 우리였다”며 “결국 안전은 핑계고, 핵심은 정치적 오해를 살 발언을 하지 말라는 서약서 날인 거부 때문이라고 보인다. 즉,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라는 자유민주주의 가치 훼손, 공무원인 시장의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야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 23일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며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지난 20일 이승환 씨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라며 “하지만 이승환 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0일 이승환 씨 기획사에 정치적 선동 자제를 요청했다”라며 “그럼에도 이승환 씨는 지난 14일 수원 공연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되니 좋다’라며 정치적 언급을 한 바가 있다”고 했다.

이에 이 씨는 같은 날 오후 “구미시는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나 동의할 수 없다”며 “대관 취소 결정으로 발생할 법적·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한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 씨는 김 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는데,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받은 이 씨는 1억 원, 공연 예매자 100명은 1인당 50만 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이다. 소송 비용은 이 씨가 전부 부담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적 선동’을 하지 않는다”라며 “제 공연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는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에서 문제가 된 적은 없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구미시청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에는 지난 23일부터 이 씨 공연 취소에 항의하는 글과 김 시장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전날부터 26일 오전 6시 30분 현재까지 160개가량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 시장이 이 씨의 나이를 언급한 부분도 화제가 됐다.

김 시장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정치적인 오해와 반응, 언행, 또 시민들이 분열될 수 있다는 거를 생각해 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이승환 씨도 나이가 60이다. 인생을 살 만큼 산 분이고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예견 가능한 일들임에도 이런 것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제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상도의라는 게 있다”며 “예컨대 친구가 결혼식에 사회를 부탁을 받아서 했을 때 대개 결혼식을 가기 전에는 장례식장이라든지 이런 데를 삼가는 그런 우리나라의 전통과 상도의가 있다”라고 했다.

이에 이 씨는 SNS를 통해 “여기서 결혼식과 상도의가 왜 나와?”라며 “네 살 아우님…”이란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