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여성 예복 '의친왕가 복식',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

생활/문화

뉴스1,

2024년 12월 26일, 오전 10:30

의친왕가 복식 원삼. 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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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이 소장한 '의친왕가 복식'(義親王家 服飾)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의친왕가 복식은 의친왕비(義親王妃) 연안 김씨(1880~1964)가 의친왕(1877~1955)의 다섯째 딸 이해경(李海瓊, 1930~) 여사에게 전해준 것으로, 왕실 여성의 예복 중 겉옷인 원삼(圓衫)과 당의(唐衣) 및 스란치마, 머리에 쓰는 화관(花冠), 노리개, 그리고 궁녀용 대대(大帶, 허리띠)로 구성되어 있다.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이 이해경 여사로부터 기증받아 소장하고 있다.

지정 예고된 의복과 장신구는 유래가 명확하고 착용자의 지위에 따른 궁중복식의 특징과 다양성을 보여 주는 실물 자료로서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이다.

앞자락은 짧고 뒷자락은 긴 형태로, 양옆 겨드랑이 아래가 트여 있는 겉옷인 '원삼'은 소매와 옷자락에 수복(壽福) 글자와 화문(花紋, 꽃무늬)이 조합된 문양을 부금(付金)해 장식한 녹원삼으로 왕실 여성들이 착용했던 원삼의 양식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당의' 역시 부금 장식과 용보(龍補)를 갖춘 전형적인 왕실 당의로서, 특히 용보가 온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지정 가치가 높다. '스란치마'는 아홉 마리 봉황으로 구성된 구봉문(九鳳紋)이 부금된 것으로, 기존에 알려진 바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구봉문 도안이 확인되어 조선 왕실 복식의 다양성을 보여 준다.

머리 위에 썼던 '화관'은 두꺼운 종이로 만든 틀에 비단, 금종이, 옥 장식 등을 붙이고 좌우에 비녀를 꽂아 장식한 것으로, 왕실 여성용 예모(禮帽) 연구에 매우 중요한 유물이다.

'노리개'는 호리병 모양의 장식이 달린 노리개 3줄로 구성된 삼작(三作)노리개로, 복식사뿐 아니라 공예사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남색 비단에 화문을 부금하여 장식한 '궁녀 대대'(宮女 大帶) 2점은 표면에 적힌 묵서(墨書)를 근거로 1893년 의친왕과 의친왕비 가례 시 궁녀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존 유물이 드문 궁녀 복식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라는 평가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의친왕가 복식 당의. 국가유산청 제공.


의친왕가 복식 스란치마. 국가유산청 제공.


의친왕가 복식 화관. 국가유산청 제공.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