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슬퍼하지 못해 미안해, 오래 기억할게"…연극 목련풍선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월 17일, 오전 10:49

연극 '목련풍선' 공연 포스터(페미씨어터&플레이포라이프 제공)
우리네 삶에서 환대와 애도의 중요성을 다룬 연극 '목련풍선'이 오는 18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목련풍선'은 화학공장 인근 마을의 외딴집을 배경으로, 도처에 흐르는 숱한 죽음을 기억하며 끈질기게 애도하려는 의지를 그린다.

이 작품에서 어느 가을날, 느닷없이 핀 뒷산 목련과 함께 손녀 '연서'의 혼이 '분옥'을 찾아온다. 연서는 분옥의 집에 곧 손님이 찾아올 것이라며, 손님들을 잘 맞이해 달라는 부탁을 남긴다. 연서의 말대로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한다.

등장인물들은 목련풍선을 부는 행위를 통해 환대의 경험을 공유하고 망자가 된 이들을 되살려낸다. 땅에 떨어져 납작해진 목련 꽃잎 사이에 미약한 숨을 불어넣는 이 애도의 행위는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되며 살아남는다.

이 공연의 주요 관람 포인트 중 하나는 뺑소니 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손녀 '연서'와 암으로 떠난 '영진'을 추모하는 국악그룹 구이임의 만가(輓歌)다. 죽음을 위로하는 동시에 망자들이 '아닌 때 꽃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울려 퍼진다.

대본은 동아연극상 작품상, 벽산 문화상을 받은 배해률이 맡고, 연출은 윤혜진이 책임진다. 배우 홍윤희, 김광덕, 윤현길, 이윤재, 권은혜, 신윤지, 라소영, 김하람이 출연한다.

이 공연은 회당 8석의 휠체어석이 있으며, 전회차 한글 자막 해설이 진행된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