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풍선'은 화학공장 인근 마을의 외딴집을 배경으로, 도처에 흐르는 숱한 죽음을 기억하며 끈질기게 애도하려는 의지를 그린다.
이 작품에서 어느 가을날, 느닷없이 핀 뒷산 목련과 함께 손녀 '연서'의 혼이 '분옥'을 찾아온다. 연서는 분옥의 집에 곧 손님이 찾아올 것이라며, 손님들을 잘 맞이해 달라는 부탁을 남긴다. 연서의 말대로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한다.
등장인물들은 목련풍선을 부는 행위를 통해 환대의 경험을 공유하고 망자가 된 이들을 되살려낸다. 땅에 떨어져 납작해진 목련 꽃잎 사이에 미약한 숨을 불어넣는 이 애도의 행위는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되며 살아남는다.
이 공연의 주요 관람 포인트 중 하나는 뺑소니 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손녀 '연서'와 암으로 떠난 '영진'을 추모하는 국악그룹 구이임의 만가(輓歌)다. 죽음을 위로하는 동시에 망자들이 '아닌 때 꽃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울려 퍼진다.
대본은 동아연극상 작품상, 벽산 문화상을 받은 배해률이 맡고, 연출은 윤혜진이 책임진다. 배우 홍윤희, 김광덕, 윤현길, 이윤재, 권은혜, 신윤지, 라소영, 김하람이 출연한다.
이 공연은 회당 8석의 휠체어석이 있으며, 전회차 한글 자막 해설이 진행된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