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화마'에 안동 종택도 잿더미…경북 국가유산 피해 '눈덩이'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3월 27일, 오후 07:12

전국 곳곳에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27일 오후 경북 안동시 임하면 인근 한 마을 주택이 전소돼 있다. 2025.3.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사상 최악의 동시다발 산불로 조선시대 서당도 불탔다.

27일 오후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시도지정' 국가유산 피해 사례가 5건 추가됐다. 경북 안동 지산서당, 안동 국탄댁, 안동 송석재사, 안동 지촌종택은 모두 전소됐다. 안동 구암정사는 일부 소실되는 손해를 입었다. 모두 안동에서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산불 피해를 본 경북 문화유산자료인 안동 지산서당은 조선 후기 문신 지촌 김방걸(1623∼1695) 선생의 덕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서원이다. 김방걸 선생은 현종 1년(1660)에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해 대사성 등 벼슬을 지낸 인물이다. 지산서당은 정조 24년(1800)에 지어졌으나 고종 때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철거됐다. 그 뒤 1926년에 복원, 1988년 지금 있는 자리로 옮겨 세워졌다.

전소 전 경북 안동 지산서당 정면 모습(사진=국가유산포털)

또 다른 경북 민속문화유산인 안동 국탄택, 송석재사, 지촌종택도 화마에 잿더미가 됐다.

안동 국탄택은 김방걸 선생의 후손 김시정 공이 분가하면서 조선 영조 33년(1757)에 지은 집이다. 미음(ㅁ) 자형 평면을 갖춘 집으로, 안채는 앞면 4칸·옆면 3칸이며 사랑채는 앞면 4칸·옆면 1칸 규모다.

안동 송석재사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안동수성에서 공을 세운 대박 김철(1569~1616)의 묘소를 보호하기 위해 세운 재실이다. 재실이란 제사를 지내는 의례용 건물을 뜻한다.

전소되기 전 안동 지촌종택의 큰 사랑채 모습(사진=국가유산 포털)

안동 지촌종택은 지촌 김방걸의 종가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에 따르면 건물 배치에서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종가 양식을 보이는 집이다.

일부 소실 피해를 당한 안동 구암정사는 김근(1579∼1656)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선생은 인조 20년(1642) 진사시에 합격한 뒤 벼슬을 단념하고 학문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1994년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최근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이날 오후 5시 기준, '보물'인 경북 의성 고운사 연수전과 가운루 등 국가지정유산 11건 및 경남 운화리성지 등 시도지정유산 12건 등 국가유산 피해 규모는 총 23건이라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청장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등 75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방염포 설치, 방화선 구축 등 국가 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 조치를 지속 실시 중"이라고 전했다.

경남 산청 대원사 다층석탑 방염포 작업(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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