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현대음악, 밤 9시 예술의전당에서 즐겨볼까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6월 30일, 오후 03:06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밤 9시에서 현대음악을 감상하는 예술의전당의 이색 기획공연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가 오는 7월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리사이트홀에서 펼쳐진다.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 포스터. (사진=예술의전당)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는 새로운 감각의 현대음악을 제시하기 위해 예술의전당이 2023년 처음 기획한 시리즈다. 밤 9시라는 특별한 시간대에 맞춰 일상의 리듬을 벗어난 청취 경험을 제안하는 무대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국내외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주요 작품을 선보였다. 올해부터는 젊은 작곡가에게 곡을 위촉해 현대음악의 ‘지금’을 생생하게 조명한다. 지휘자 최수열, 타악기 연주자 김은혜, TIMF 앙상블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이번 공연에선 최근 피아니스트 임윤찬과의 협업으로 주목받은 신예 작곡가 이하느리(19)의 신곡을 선보인다. 이하느리는 헝가리 버르토크 국제 작곡 콩쿠르 우승으로 주목을 받은 작곡가다. 이번 공연에선 타악기 연주자 김은혜를 위한 위촉 신작 ‘애즈 이프……!’(As if……!)를 세계 초연한다. 감정의 흐름과 시간의 결을 정교하게 직조한 음악을 선보인다.

첫 곡은 프랑스 작곡가 피에르 조돌로프스키(54)의 ‘타임 & 머니 파트 1’(Time & Money Part 1)도 만날 수 있다. 김은혜의 솔로로 연주하는 이 곡은 전자음향과 연주자의 움직임이 결합한 퍼포먼스로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와 시간의 감각을 비판적이고 실험적인 시선으로 드러낸다.

마지막 곡은 유럽 현대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오스트리아 작곡가 비토 주라이(46)의 ‘런어라운드’(Runaroun)로 이번이 한국 초연이다. ‘바쁘게 움직이다’라는 제목처럼 금관 솔리스트와 앙상블이 공간을 가로지르며 타악기의 반복과 분산이라는 물리적 속성을 입체적으로 펼쳐내는 작품이다.

공연은 인터미션 없이 60분간 진행한다. 공연 관계자는 “각 작품 사이 경계를 흐리는 구성으로 청중의 몰입을 이끈다”며 “세계 초연과 한국 초연, 그리고 작곡가 간의 예술적 연대가 공존하는 이번 무대는 시리즈의 정체성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