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6일과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25: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과 아마릴리스 앙상블’ 공연 장면. (사진=한화클래식)
지난달 6일과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25: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과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마법사의 불꽃’ 연주가 그랬다. 일단 프로그램부터 난해하기 짝이 없다.
요약하면 한데 묶여 연주될 이유가 없는 여러 작곡가의 악곡들을 조합해 완성한 한 편의 유기적인 음악극. 물론 이러한 시도는 지금 우리에게는 생소할지 모르지만, 나름의 전통을 갖고 있기에 그 자체가 난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텍스트 중심, 서사 중심으로 연결된 악곡들이 ‘음악적’ 기승전결을 경험하게 해주는가는 다른 문제다.

지난 6월 6일과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25: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과 아마릴리스 앙상블’ 공연 장면. (사진=한화클래식)
여딩엔, 헤포코스키, 그리고 지금은 고인이 된 타루스킨 같은 음악학자들이 한결같이 주장한 것처럼 우리는 옛 시대 방식으로 음악 듣는 법을 잊었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불과 10년, 20년 전 사람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때가 있는 법인데, 100년, 200년, 그것도 바다 건너 유럽이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그 오랜 세월을 지나 여전히 향유된다는 사실 또한 놀라운 일이다.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고전’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좋은 음악, 특히 좋은 연주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는 사실을 되새기려는 것이다.

지난 6월 6일과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25: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과 아마릴리스 앙상블’ 공연 장면. (사진=한화클래식)
사족 하나. 앙코르 두 곡 중 마지막은 ‘아리랑’이었다. 프티봉의 목소리로 듣는 아리랑이라니. 객석에서는 마침내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 박수는 무엇을 향한 것이었을까? 문득 어느 고급 음식점에서 옆자리 손님이 디저트를 뜨며 남긴 말이 떠오른다. “오늘 먹은 것 중에 이게 제일 맛있네요.” 셰프의 표정이 어땠는지는, 비밀에 부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