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예술지원 총액 1.8% 증가…장르별 불균형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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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7월 01일, 오후 01:37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메세나협회 발표한 ‘2024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약 21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지원 건수(1861건)와 지원 기업수(587개)가 각각 18.5%, 14% 증가한 가운데 지원 규모(2125억 2000만 원)는 1.8% 증가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과 기업 출연 문화재단 등 735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메세나협회는 “경기 위축과 정치 혼란 속에서도 지원 규모가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나, 2023년 이후 여전히 정체 국면에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 추이(사진=한국메세나협회).
문화예술 지원의 장르·지역별 양극화는 더 뚜렷해졌다.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별 지원 금액’을 살펴보면 인프라(공연장, 복합문화공간, 미술관 등) 분야는 약1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0.3%)했으나 전체 지원 규모의 56.5%를 차지하며 절대적 우위를 유지했다.

미술·전시(약 319억 원, 3.9%), 클래식(약 215억 원, 23%), 문화예술교육(약 134억 원, 1.5%)은 전년 대비 늘었다. 문학(33억 원, 33.9%)과 무용(13억 원, 2.4%) 분야에 대한 지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주류·다원예술 분야는 약 56억원으로 전년대비 14.7% 지원이 감소했다. 국악·전통예술(약 40억 원, -1.6%), 영상·미디어(약 19억 원, -33.2%), 연극(약 17억 원, -30.7%), 뮤지컬(약 14억 원, -24.6%) 분야도 지원을 많이 받지는 못했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사업 지역’에 대한 결과에서도 격차는 벌어졌다. 서울 지역이 48.6%(11%)을 차지하며 수도권에 대한 지원은 61.1%로 집계됐다. 반면 비수도권 지원은 전년 대비 8.9% 감소하며 지역별 지원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주체별 분석 결과에서는 KT&G가 전년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KT&G는 서울(홍대 · 대치), 춘천, 논산, 부산 지역에서 복합문화공간 ‘KT&G 상상마당’을 운영하고 있다. 시각 · 다원예술은 물론 ‘나의 첫 번째 콘서트, ‘대단한 단편영화제’ 등의 프로젝트를 통한 비주류 장르까지 폭넓게 지원하며 국내 문화예술계의 다양성을 확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기업 출연 재단 부문에서는 삼성문화재단의 지원 규모가 가장 컸다. 삼성문화재단은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을 운영하며 겸재 정선, 필립 파레노 등 고미술 및 현대미술 작가까지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복합문화공간 ‘사운즈S’를 개관해 중견 및 신진 음악가들과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과거에 비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폭이 넓어졌으나 여전히 복지, 환경, 교육 등에 상당 부분 국한되어 있다”며 “문화예술 지원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고 정부 공공사업 입찰과 평가 시 가점을 부여하는 우대 평가제도 도입 등 다층적인 정책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4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사업 분야별 지원 금액(사진=한국메세나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