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된 '반구천 암각화' '금강산', 활용 방안은?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7월 14일, 오전 10:55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선사시대 사람들의 삶을 담은 ‘반구천의 암각화’, 한민족의 명산으로 꼽혀온 ‘금강산’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세계유산위)에서 지난 12일과 13일 각각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활용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13일 울산시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에서 시민이 망원경으로 암각화를 관람하고 있다. 지난 12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구성된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진=연합뉴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하는 단일유산이다. 신석기 시대부터 신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미적 표현과 문화의 변화를 집약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래잡이 과정의 주요 단계를 선사시대 사람들의 창의성으로 담아낸 유산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반구천의 암각화’는 1965년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이 들어서면서 침수 위기를 겪어왔다. 사연댐은 수위를 조절하는 수문이 없어 비가 많이 내리면 불어난 하천물에 암각화가 잠기기 일쑤였다. 문화유산 보존이 우선이라는 국가유산청과 문화 관련 단체, 그리고 식수 확보가 필요하다는 울산시의 대립도 상당 기간 이어졌다.

정부는 2021년 사연댐에 15m 폭의 수문 3개를 설치하는 내용으로 대책을 마련했다. 세계유산위 또한 ‘반구천의 암각화’의 등재를 결정하면서 “사연댐 공사의 진척사항을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할 것”을 권고했다.

‘반구천의 암각화’ 보존과 함께 디지털 콘텐츠로 개발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전호태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반구천의 암각화’는 가까이에서 봐도 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암각화의 내용을 기술의 힘을 빌려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하고 이를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도록 인근에 대규모 문화단지를 조성하는 것도 고민해봐 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강산’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북한의 세 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가 2023년 10월 24일 방영한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붉게 물든 금강산의 가을풍경. (사진=연합뉴스)
‘금강산’은 북한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형성된 문화적 유산인 ‘문화경관’으로 세계유산 등재가 결정됐다. 세계유산위는 “금강산은 독특한 지형과 경관, 불교의 역사와 전통, 순례 등이 얽혀 있는 문화적 경관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번 ‘금강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그동안 중단됐던 남북 협력이 재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금강산’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강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관광 자원으로 개발해 국제기구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대북 방송 송출 중단 조치 등 북한과의 관계에서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또한 13일 “‘금강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점으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개선돼 다시금 남북한 스님들이 신계사에서 함께 모여 부처님께 기도 올릴 날을 기다리겠다”고 남북 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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