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 해외여행 몰린다… 관광수지는 '울상'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8월 29일, 오전 10:06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사진=뉴스1)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개천절(10월 3일)부터 추석 연휴와 한글날(10월 9일)까지 이어지는 ‘역대급 황금연휴’가 다가오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직장인의 경우 10월 10일에 연차를 내면 최장 열흘간의 휴가가 가능해 국내보다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은 모습이다. 해외여행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일각에서는 상반기에 52억달러에 달한 관광수지 적자가 하반기에도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기어때가 29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3%가 최장 10일 연휴를 위해 연차를 사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연차 사용 의사는 지난해 추석보다 9.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추석 연휴의 해외여행 계획 기간은 평균 6일이었으며, 해외를 택한 이유로는 △올해 마지막 장기 연휴 기회(36.0%) △국내보다 나은 가성비(26.4%) △올해 첫 해외여행(21.6%) 순으로 나타났다. 여행지는 동남아시아 선호가 두드러졌다. 응답자의 45.3%가 여행 목적지로 동남아를 꼽았고, ‘부담 없는 거리’(30.4%)와 ‘저렴한 물가’(15.8%)를 이유로 들었다.

실제 예약 지표도 호조세다. 교원투어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 출발 패키지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5% 늘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이 18.3%로 1위, 일본 11.5%로 2위였고, 장거리에서는 서유럽이 10.9%로 가장 높았다. 중국(8.8%), 동유럽(8.7%)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출 의향도 크게 늘고 있다. 스카이스캐너 조사 결과, 올해 추석 해외여행 1인당 평균 지출 예정액은 157만 원으로 집계됐다. 응답자들은 여행지를 선택할 때 ‘버킷리스트 실현’(23%)과 ‘비용·예산’(23%)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평소 비용을 중시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긴 연휴를 특별한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문제는 해외여행 증가가 관광수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해외 출국자는 1456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1501만명) 수준에 근접했다. 인기 목적지 일본은 전년 대비 23.8% 늘어난 478만 명에 달했고, 베트남도 221만 명이 방문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많고, 황금연휴 효과가 겹치면서 2019년(2871만명) 출국자 기록을 올해 경신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지출액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1인당 지출액은 971달러로 전년 대비 약 5% 늘면서 관광수지는 52억 달러(약 7조 209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억 8000만 달러보다 약 24% 증가한 것이다.

정부가 10월 10일 임시공휴일 지정을 검토하지 않는 이유도 관광수지 적자를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연휴 연장이 국내 내수 활성화보다 해외 출국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대인 883만 명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수지 적자가 이어진 것은 양적 성장이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를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야놀자리서치 홍석원 수석연구원은 “단순한 관광객 수 증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저가 관광 구조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관광수지 적자 고착화는 한국 관광 산업의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서울 시내 한 면세점 앞에서 관광객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오는 9월 29일부터 허용되는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은 고질적인 관광수지 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계기로 내수 활성화와 고부가가치 관광 산업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과거와 같은 고부가가치 소비를 주도했던 중국 중장년층 관광객의 회복이 하반기 관광수입 반등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단순한 관광객 수 확대를 넘어 질적 소비 구조를 회복하는 전환점으로 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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