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어른도 공감하는 무대"…따뜻한 동행 그린 연극 '해리엇'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8월 30일, 오전 12:32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넌 혼자가 아니야.” 갈라파고스 거북 해리엇이 조용히 자바원숭이 ‘찰리’의 곁에 다가온다. 천천히 걸어오는 몸짓과 손동작이 영락없는 거북이다. 해리엇이 대사를 하면 옆에서는 그림자 배우가 함께 연기를 하며 수어를 전한다. 찰리와 우두머리 스미스 역시 각자의 곁에서 동행하는 그림자 배우가 수어로 감정을 보탠다.

지난 28일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에서 열린 연극 ‘해리엇’의 오픈리허설 모습이다. 한윤섭 작가의 동명 동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오는 9월 12일과 13일 관객을 만난다.

김지원 연출은 “어린이들에게는 쉽고 재밌게, 어른들에게는 깊은 울림을 주고자 했다”며 “해리엇과 찰리의 관계를 통해 돌봄과 동행, 존재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연극 ‘해리엇’의 오픈리허설 모습(사진=강동문화재단).
작품은 175년 동안 바다를 품고 살아온 갈라파고스 거북 해리엇과 어린 자바 원숭이 찰리의 따뜻한 동행을 그린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5 무장애 향유 활성화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무대에는 자막, 음성, 수어, 움직임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이 등장한다. 첼로, 키보드, 퍼커션의 라이브 연주가 175년이라는 시공간을 한결같이 지켜온 신비로운 존재, 해리엇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서사와 감정을 증폭시킨다. 고수영 작곡가는 “해리엇의 느림과 단단함을 첼로로 깊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파도 소리를 구현하는 다양한 악기들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리엇’ 역은 문상희, ‘찰리’ 역은 홍준기가 맡았다. ‘스미스’ 역은 송철호, ‘올드’ 역으로는 전유경이 분한다. 음성해설과 수어를 통역하는 ‘그림자 소리’ 역으로는 김설희, 정은혜, 강소진, 권재은, 이영섭이 참여한다. 문상희는 “처음에는 거북이의 움직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가늠이 안됐다”면서 “감정적으로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해리엇의 마음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준기는 “갓난아기 시절부터 고민과 성장을 거쳐 단단해진 여정을 보여주고, 그 길을 안내하는 존재로서 찰리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철호는 “찰리를 만나면서 자신의 본능과 존재를 깨닫는 스미스를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그림자 소리’는 단순한 수어 통역을 넘어 배우와 호흡하며 함께 연기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영섭은 “수어통역을 하면서 연기하는 건 처음”이라며 “끝났을 때 즐거운 도전이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해리엇’의 오픈리허설 모습(사진=강동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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