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광식 성동문화재단 이사장이 28일 서울 성동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8.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대부분의 축제는 관이 예산을 내고 기획사가 행사를 맡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주민은 단순 참여자에 머무르고, 기관장이 교체되거나 예산이 삭감되면 축제도 함께 사라졌다. 윤 이사장은 "없어질 축제라면 애초에 만들지 말자"는 원칙을 세우고 성수동에서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크리에이티브 성수'의 해법은 두 가지다. 첫째, 지역 정체성을 확보해 주민이 스스로 축제를 지켜내도록 하는 것. 둘째, 공공 재정을 줄이고 기업이 적극 참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성수 일대 상가·기업 약 400곳이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투입 예산은 타 구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상권과 기업이 연결돼 실질적 파급 효과를 남긴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프로그램 역시 독특하다. 서울숲과 성수아트홀 같은 공공 공간뿐 아니라 펍지 성수, 에스팩토리, 헤이그라운드 등 민간 공간 70여 곳이 개방된다. 이곳에서 공연·전시·게임·토크쇼 등 13개 분야 100여 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지난 3년간 76차례 회의를 거치며 기업과 주민이 함께 커뮤니티를 만들어 왔고, 재단은 큰 방향만 제시할 뿐 기획과 운영은 민간에 맡긴다.
윤 이사장은 "올해 목표는 '2025 크리에이티브×성수'에 30만 명이 찾는 것"이라며 "3회차를 맞는 오는 9월 15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올해 축제는 지난해 15만 명보다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2025 크리에이티브×성수
그는 중앙정부와 지방 문화행정을 모두 경험했다. 정동채·도종환·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정책 보좌관을 지냈고, 2021년 성동문화재단 대표로 취임했다. 올해 1월 이사장으로 연임하며 "중앙정부의 정책이 지역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동문화재단을 "정책과 현장을 잇는 문화예술 발전소"라 규정했다.
그는 "직원들을 문화 행정가로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하지만 행정의 기반이 바로서야 사업도 체계적으로 굴러간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윤 이사장은 취임 이후 3년 반에 걸쳐 문서 행정·공연·축제·재무회계 매뉴얼 등 7종을 만들고, 윤리·성희롱 방지·개인정보 보호 등을 담은 6대 실천 과제와 법령집을 편찬했다. 이를 통해 재단 운영의 뼈대를 마련했다.
다음 과제는 공연 예술의 다양화였다. 기존 공연은 대중가수나 트로트에 치우쳐 오페라·발레·교향악·뮤지컬 같은 장르는 접하기 어려웠다. 윤 이사장은 성수아트홀과 소월아트홀을 활용해 장르를 확장했고, "이곳에서 오페라를 볼 줄 몰랐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지금은 기획 공연마다 만석을 기록할 정도로 팬덤이 형성되며 주민들의 문화 향유권과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
마지막 과제는 예산이었다. 지자체 문화재단의 사업비는 연간 20~30억 원 수준으로 인건비와 경상비 중심이라 프로그램 확장이 쉽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재단은 해외 문화원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국경일이나 수교 행사에 초청된 세계적 예술단이 성수·소월아트홀 무대에 서면서, 재단은 예산 부담 없이 주민들에게 고품질 공연을 제공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영화 교류로 시작해 현재는 13개국과 협력 중이다. 재단 소속 꿈의 오케스트라는 중국 청도에서 공연을 성사시키며 교류를 넓혔다.
윤 이사장은 "행정 기반, 주민 만족, 국제 협력이 맞물려야 지역문화재단이 성장한다"며 "성동의 사례가 다른 지역 문화재단에도 새로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광식 성동문화재단 이사장이 28일 서울 성동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8.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