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주현 작가의 작품 ‘있다, 잇다’. 한 광부가 70년 넘게 생활한 고택에 무명실과 도자기를 이용해 탄광 지하 어둠 속에서 움직이던 수많은 노동의 손길을 표현했다. (사진=탄탄마을협동조합)
작가들은 장성마을의 서사를 작업에 담았다. 장성마을 주민들과 아이들도 작품에 참여했다. 또 다른 폐광지역인 정선에서도 비엔날레 날땅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1시간여를 걸려 학생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올해는 정희우, 황재순, 신예선, 배주현, 전지, 이다슬 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신예선 작가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 감시를 위해 쓰인 태백경찰서 망루에서 광산 갱도와 폐광이 가진 폐쇄적 공간감을 포착한다. 배주현 작가는 한 광부가 70년 넘게 생활한 고택에서 무명실과 도자기를 이용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전지 작가는 장성마을 지역 청소년의 스토리를 담은 만화 작업을 선보인다. 황재순 작가는 광산지역 목욕탕 ‘태양사우나’를 기억과 회귀의 장소로 되살린다.

태백 장성마을 주민들이 아이리스PC방 건물 지하에 전시된 전지 작가의 ‘불확실한 내 이야기를 들어줄 한 사람이 필요해’ 만화 원화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탄탄마을협동조합)
비엔날레 날땅 기획자 김신애 대표는 “제2회 ‘비엔날레 날땅:뜻밖에 등장하는 윤곽들’은 오래된 시간 속 묻혀 있던 기억들을 들춰내고 익숙했던 풍경을 낯설게 만든다”고 소개했다.
이진아 미술감독은 “이번 비엔날레는 장성마을과 열심히 사귀어 온 작가들이 폐광 마을 아이들과 주민에게 열어 보여주는 ‘나니아 연대기’의 옷장과도 같은 것”이라며 “마을 분들이 늘 반복해서 보던 일상의 공간들을 새로운 세계로 만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