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신규어휘 등록 2년 소요…국민 참여 '깜깜이'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0월 23일, 오전 09:46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2025.10.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국립국어원의 국민 참여형 '우리말샘' 제도 운영 실태가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이 제안한 신규 어휘가 공식 국어사전에 최종 반영되기까지 평균 1년 반에서 최대 2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 검토 기간과 불투명한 진행 과정으로 인해 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종오 의원이 국립국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제도 시행 이후 우리말샘 운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약 10년간 국민이 제안한 신규 어휘 43만 8932건 중 최종 반영된 어휘는 9만 8062건이다. 반영률은 22.4%에 그쳤다.

우리말샘 개통(‘16. 10) 이후 연도별 검토 및 처리 현황 (진종오 의원실 제공)

우리말샘 제도는 국민이 새로운 단어를 제안하면 국립국어원과 전문가의 검증을 거쳐 표준국어대사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로 2016년 10월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진 의원은 이 제도가 국민 참여형이라는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단어를 제안하더라도, 신청 접수 이후 검토 시작, 반려, 보류, 최종 반영 등 단계별 안내 상황을 전혀 공지하지 않아 국민은 제안 이후 진행 과정을 알 수 없는 '깜깜이 참여형' 제도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종 반영되지 않은 '고위험자', '다회용품', '혈압반지' 등의 단어들이 제안된 이후 진행 상황이나 반영되지 않은 사유 등이 제안자에게 전혀 설명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국민의 첫 제안부터 최종 반영까지 평균 1년 반에서 2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면서, 제도 시행 초기 2016년 3000여 건이었던 제안 건수가 2022년 8만 5705건(2,757% 증가)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가, 2023년을 기점으로 감소해 2025년 9월 기준 다시 8천여 건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되지 않고 있는 주요 단어 사례 (진종오 의원실 제공)

국립국어원은 각 단계별 전문가 1명씩 총 3명이 업무를 담당하는 구조와 연간 3억여 원에 불과한 예산 집행 내역을 제도 운영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진종오 의원은 "국민과의 소통 과정 부족으로 참여가 줄어드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며 "우리말 제안 주간 운영, 우수 제안자 시상, 학교 교육과정 반영 등을 통해 국민과 학생 모두가 우리말 변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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