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유산 보유자, 전승교육사, 이수자들이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열린수장고에서 열린 수장고 속 왕실 유산 심층조사에서 왕실 유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행사는 국립고궁박물관이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들을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 ‘수장고 속 왕실 유산 심층조사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황 씨 외에도 국가무형유산 탕건장(갓을 쓸 때 받쳐 쓰는 모자인 ‘탕건’과 ‘정자관’을 만드는 장인) 전승교육사 김경희 씨, 매듭장 전승교육사 박선경 씨와 이수자 박선희 씨 등이 수장고를 찾았다.
‘수장고 속 왕실 유산 심층조사 프로그램’은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들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왕실 유물을 직접 조사해볼 수 있도록 올해 신설한 프로그램이다. 상반기는 복식류 유산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하반기는 장신구 등 전통공예 관련 유물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친왕이 신었던 신발 ‘목화’를 비롯해 탕건과 탕건집, 목제탕건목형, 와룡관, 당혜, 백옥쌍룡문단작노리개, 모란불수문 향주머니 등 조선 왕실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유물들이 이날 수장고에서 무형유산 전승자들과 만났다.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전승교육사, 이수자들이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열린수장고에서 열린 수장고 속 왕실 유산 심층조사에서 왕실 유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형유산 전승자들은 왕실 공예품 제작 기술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조선 왕실에서 사용한 공예품을 접하는 것은 전승자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국립고궁박물관에 유물 열람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원하는 유물을 관람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국립고궁박물관은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들이 조선왕실 유물을 심층조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박선경 씨는 초대 매듭장이었던 외할아버지 고 정연수 보유자를 시작으로 외할머니인 2대 고 최은순 보유자, 어머니인 3대 정봉섭 보유자를 이어 4대째 매듭을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다. 박선경 씨는 “조선시대에는 염색을 하고 술을 만들어 매듭을 완성하는 일이 모두 분업으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매듭장이 모든 제작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며 “실제 왕실 유물을 대면해서 조사할 수 있어서 앞으로의 매듭 작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더 많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전승교육사, 이수자들이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열린수장고에서 열린 수장고 속 왕실 유산 심층조사에서 왕실 유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처음 시작한 프로그램인 만큼 왕실 유산 조사를 활용한 구체적인 사례는 아직 없다. 다만 앞으로 무형유산 전승에는 큰 도움이 클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참가자들은 최고 수준의 공예품인 왕실 유물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기술 증진과 향후 작품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