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웹툰계에는 여성 독자층에게 인기가 많은 로맨스 판타지 장르가 대세다. 웹툰 플랫폼에서도 매출이 잘 나오는 만큼 로맨스 판타지를 적극 내세운다. 장르 다양성이 아쉬운 요즘이다. 예전만큼 B급 개그를 내세운 소위 ‘병맛’ 개그물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카카오웹툰의 ‘지옥의 씰버타운’은 틈새를 잘 공략한 작품이다.
개그 장르 웹툰은 설계가 어렵다. ‘웃음’을 유발하는 웹툰 설계나 연출은 공부가 아닌 작가의 ‘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 유머 센스가 있는 작가여야지 개그 웹툰을 잘 그릴 수 있다는 얘기다. ‘지옥의 씰버타운’은 이 같은 측면에서 B급 코믹 감성을 잘 살렸다. 작화는 진지하고 무겁지만, 연출과 전개는 B급 개그다. 이 ‘언밸런스’한 조합은 자체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낸다.
이 웹툰은 과거 ‘꽃가족’의 이상신 작가와 ‘찬란한 액션 유치원’의 탐이부 작가가 ‘신선젬’이란 팀을 이뤄 만들었다. 작화는 ‘노동본색’에서 실감나는 액션을 그렸던 지뚱 작가가 맡았다. 탄탄한 개그 연출과 고품잘 액션 작화의 내공이 탄탄한 이유다.
‘지옥의 씰버타운’은 배경부터가 참신하다. 요양원인데, 마치 교도소 같다. 노인들이 모이는 요양원의 탈을 쓰고 있지만,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험악(?)하다. 요양원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다양한 요소들이 순간순간 치고 나온다. 빠른 템포의 웃음 포인트에 진지한 표정의 캐릭터들을 보고 있자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등장 인물 대부분이 노인들이라는 것도 재밌는데, 각자의 개성도 강하다. 그간 웹툰이나 만화에서 등장하는 노인들의 이미지는 다소 획일화돼 왔다면, 이 작품내 노인들은 가지각색이다. 어떤 개성이 있는지를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상치 못한 웃음 반전도 이 웹툰의 강점이다. 무겁고 복잡한 마음이 들때 이처럼 가볍고 어이없는 웃음을 원한다면 ‘지옥의 씰버타운’은 좋은 선택이 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