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남미의 복병' 볼리비아를 꺾었다. 초반에는 볼리비아의 터프한 수비에 막혀 다소 답답한 흐름이었으나 후반전 손흥민의 프리킥 골과 조규성의 복귀골이 터지며 승자가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지난달 14일 브라질에 0-5로 대패했던 한국은 이어진 18일 파라과이전에서 2-0으로 승리해 분위기를 바꿨고이날 볼리비아까지 제압하며 연승을 달렸다. 아울러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라는 값진 성과도 달성했다.

지난 7월부터 스리백을 꾸준히 점검했던 홍명보호는 이날 포백으로 변화를 줬다.

이명재, 김태현, 김민재, 김문환이 포백을 구성하고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황인범과 백승호 등이 빠진 3선에는 김진규, 원두재가 나섰다. 최전방에 손흥민이 배치됐으며 그 아래 황희찬-이재성-이강인이 지원에 나섰다.

경기 초반은 한국 분위기였다. 특히 세트피스가 위협적이었다.

전반 10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이재성이 다이빙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키퍼가 골라인에서 손끝으로 쳐냈다. 가장 아쉽던 장면이다.

전반 23분에는 손흥민의 코너킥부터 시작된 기회에서 이강인이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역시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좋은 기회에서 골을 만들지 못하자 위기가 찾아왔다.

웅크리고 수비에 집중하던 볼리비아는 전반 35분 이후부터 조금씩 라인을 올렸다. 한국이 후방에서 몇 차례 실수를 하자 볼리비아는 이를 놓치지 않고 두 차례 슈팅으로 연결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한국은 이강인의 좌우 전환을 앞세워 황희찬과 이재성이 측면에서 기회를 잡았으나 결정적 장면은 만들어내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도 답답한 흐름은 계속됐는데, 세트피스에서 나온 손흥민의 한방이 분위기를 바꿨다.

손흥민은 후반 12분 황희찬이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서 절묘한 슈팅으로 결정지었다. 손흥민 발을 떠난 공은 수비벽을 살짝 넘어 볼리비아 골문 구석으로 들어갔다.

손흥민은 지난 9월 멕시코와 평가전 이후 약 2개월 만에 A매치 골맛을 봤다. A매치 통산 54호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 보유한 A매치 최다 득점(58골)에 4골 차로 다가갔다.

선제골 이후 흐름은 한국 쪽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볼리비아 수비가 흔들리며 한국에 연달아 기회가 왔다. 그러나 결정력이 아쉬웠다.

후반 27분 김진규가 상대 수비 실책을 유도한 뒤 공격수 넷, 수비수 둘의 좋은 기회를 잡았으나 배준호의 슈팅이 수비 블록에 걸려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후반 31분 손흥민을 빼고 조규성을 투입, 공격에 계속 힘을 실었다. 부상으로 긴 시간 그라운드를 떠나 있던 조규성은 지난해 3월 태국전 이후 1년 8개월 만에 A매치 복귀전을 치렀다.

의욕적으로 움직이던 조규성은 후반 43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와 엉키며 넘어진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슈팅, 추가골을 뽑아냈다.

조규성의 득점은 지난해 1월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한국은 남은 시간 계속 두들기며 경기를 주도했고 두 골 차 기분 좋은 승리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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