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애도해야 서로를 살린다"…연극 '셋째주 수요일 저녁 7시'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1월 15일, 오전 08:00

낭독극 '셋째주 수요일 저녁 일곱시'

자살 사별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낭독극 '셋째주 수요일 저녁 7시'가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마포구 소극장 산울림 무대에 오른다.

2025년 세계자살유가족의날을 맞아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후원하고, 한국심리학회가 주최·주관한다. 기획·제작은 한국심리학회 자살예방분과위원회와 로맨틱 멜팅팟이 맡았다.

이 공연은 에스노드라마(Ethnodrama, 연구기반 연극) 형식을 취한다. 실제 매달 '셋째주 수요일 저녁 일곱시'에 열리는 자조 모임에 참여한 자살 사별자들의 구술과 심리학적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사별자, 예술가, 심리학자, 문화인류학자가 협업해 완성한 무대에서 관객은 목격자이자 참여자로 초대된다.

작품은 개인의 사적 경험에 머물러 있던 자살 사별의 이야기를 사회적 공간으로 확장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데 의미를 둔다. 제작진은 이를 통해 자살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겪는 다양한 고통과 상실을 함께 애도할 수 있는 '애도 공동체'의 새로운 형식을 모색한다.

고선규 한국심리학회 자살예방분과위원장은 "높은 자살률에 비해 자살 사별자의 상실 경험은 이야기되지 못한 채 우리 사회의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며 "이번 공연이 홀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사별자에게는 '말할 수 있는 상실'의 장을, 우리 모두에게는 '함께 애도해야 서로를 살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지민 연출은 "죽음을 마주했지만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 공연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다시 삶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자살유가족의날'은 1999년 자살로 아버지를 잃은 미국의 해리 리드 상원의원이 발의한 결의안으로 제정됐다. 자살로 가족 또는 지인을 잃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치유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날로, 매년 미국 추수감사절 직전 토요일에 기념한다. 올해 세계자살유가족의 날은 오는 22일이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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