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피 시대, 아는 만큼 번다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11월 19일, 오전 05:35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코스피지수가 4000선을 넘어 역대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번 승장을 놓치면 안 된다’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서점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스피지수 4089.25에 마감한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18일 서점가에 따르면 20대 때부터 투자에 뛰어들어 여러 차례 실패를 경험한 뒤 전업투자자로 성공한 이들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대형주 추세추종 투자법칙’(사피엔테스), ‘주식 투자의 뿌리’(애덤스미스)다. 두 책은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집계한 11월 둘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각각 3위와 6위를 차지했다.

◇단기 투자로 돈 버는 ‘도파민’ 취하지 말아야

‘대형주 추세추종 투자법칙’ 표지. (사진=사피엔테스)


‘대형주 추세추종 투자법칙’은 ‘전황’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15년차 전업투자자 이종호 씨의 책이다. 저자는 20대 대학생 시절 현대중공업에서 막노동해 번 돈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130만 원으로 시작한 그의 주식 계좌는 현재 수십억 원으로 불어났다.

처음부터 주식 투자로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저자는 “20대 때 남들이 하는 건 다 따라 했다가 망했다. 테마주에 들어갔다가 물리고, 터지며, 박살났다”며 “그래도 끈기는 있어서 막노동도 하고, 밤에 아르바이트도 뛰며 다시 도전했다”고 말했다. 숱한 실패 속에 저자가 깨달은 것은 테마주를 매매할 그릇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저자는 “주식 시장은 거대한 바다이며, 주가의 움직임은 파도와 같다”고 표현한다. 거칠었다가 잔잔해지기를 반복하는 파도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본질인 ‘바다’를 봐야 한다는 것이 얘기다. 시시각각 변하는 주가에 연연하지 말고, 주시 시장의 큰 흐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테마주 대신 변동성이 적은 대형주에 주목하라고 말하는 이유다. 단기 투자로 돈을 버는 ‘도파민’에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빠트리지 않는다. 매매 그 자체로 느껴지는 심장 떨림과 흥분을 위한 주식 투자를 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시장 트렌드 공부하는 법부터 감정 통제법까지 담아

‘주식 투자의 뿌리’ 표지. (사진=애덤스미스)
‘주식 투자의 뿌리’는 전업투자자 박두환 씨가 자신의 투자 경험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단기간에 1억 원의 시드 머니를 달성하는 기쁨도 맛봤고, 2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두 잃는 아픔도 맛봤다. 지금은 수백억 원의 순자산을 이룬 ‘슈퍼 개미’로 경제적 여유를 누리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은 뼈아픈 실패를 겪은 개인 투자자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슈퍼 개미가 됐는지 설명하는 영웅담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대신 폭락장과 자신에 대한 의심이 반복되던 고통의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자신의 투자에 대한 믿음을 어떻게 지켜나갔는지 솔직하게 고백한다. 시련 속에서 저자가 깨달은 것은 주식 투자는 기술이 아닌 스스로에 대한 신념을 쌓은 과정이라는 것이다.

‘대형주 추세추종 투자법칙’이 주식시장을 ‘바다’에 비유한다면, ‘주식 투자의 뿌리’는 투자에서 ‘뿌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매일 변동하는 주가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만의 신념을 뿌리로 삼아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투자의 뿌리란 예측이 아니라 기준”이라면서 “그 기준을 갖기 위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찾아낼 안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업 투자자들이 실패 속에서 얻은 투자 노하우를 자세하게 소개한다는 점이 두 책의 인기 요인이다. 시장 트렌드를 공부하는 법과 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방법, 수십 번씩 오락가락하는 마음을 다잡는 감정 통제 방법과 자신에게 맞는 투자 루틴을 만드는 법까지 투자에 필요한 조언을 자세히 담고 있다.

다만 두 책 모두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 단기간에 주식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는 비결은 없으며, 투자로 성공하기 위해선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결론이다. 주식 투자 열풍을 타고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지만, 오히려 주식 시장을 더욱 냉정하게 바라보게 한다는 점이 두 책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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