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된 화면에 살아있는 서사를 불어넣다"…임희재 '정원의 뱀'전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1월 19일, 오전 08:15


Study for Cabinet (Mountain Goat), 22.6 x 22.6 cm, Oil on wood panel, 2025(이미지 : 작가, G Gallery 제공)

임희재 작가의 개인전 '정원의 뱀'이 12월 3일부터 23일까지 서울 홀원(Hall1)에서 개최된다. 서울특별시와 서울문화재단의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작으로, 대형 회화 2점을 포함해 약 10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임희재는 이미지를 회화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꾸준히 탐구해 왔으며, 이를 '박제의 행위'라는 비유로 설명한다. 그의 작업은 정지된 화면 속에 살아 움직이는 이미지를 포착하려는 시도다. 이전 작품들에서 사진 이미지를 충실히 옮기면서도 유리의 반사광이나 어긋난 원근법 같은 이질적인 요소를 넣어, 관람객이 그 장면을 의심하게 만드는 방식을 취해 왔다.

이번 전시는 캔버스와 공간, 화면과 장면의 경계를 확장하며 회화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가능성을 탐색한다. 분할된 두 캔버스를 이은 대형작 '어 참 오브 스터프트 허밍버즈'(A Charm of Stuffed Hummingbirds)와 1, 2층을 관통하는 설치형 회화 '디오라마 오브 어 버드 오브 패러다이스'(Diorama of a Bird of Paradise) 등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들이 배치된다. 또한, 세 개의 캐비닛 작업도 나란히 선보인다.

전시의 출발점이 된 2024년작 '트리 오브 스터프트 허밍버즈'(Tree of Stuffed Hummingbirds)는 나뭇가지가 뱀의 머리로 변하고 벌새 표본들이 흩날리는 장면을 통해 정지된 화면에 사건성을 부여한다. 작가는 이 서사적 긴장 속에서 이미지 간의 관계와 흐름을 구성하며 재현을 넘어서는 서사적 회화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이번 전시는 회화를 멈춘 이미지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관계망으로 이해하는 작가의 독창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회화와 서사, 공간과 시선이 얽히는 지점에서 작가의 독창적인 시각 언어와 서사적 구조를 깊이 있게 탐구할 기회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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