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새로운 비평을 제안하다"…국현, '이중시선'전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1월 20일, 오전 09:17

'이중시선'전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올해 MMCA 필름앤비디오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이중시선'을 26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서울 MMCA영상관에서 선보인다. 넘쳐나는 영상 속에서 대중성과 예술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12편의 영화를 두 편씩 엮어, 작품들이 서로를 비평하는 새로운 시선의 장을 마련한다.

'이중시선'은 단순히 다른 작품을 병치하는 것을 넘어, 시대, 장르, 형식, 제도와 관객의 기대를 가로지르며 이미지와 서사가 충돌하고 조응하는 순간에 주목한다. 쌍을 이루는 두 영화의 균열과 공명은 영화라는 예술이 시대와 사회를 다르게 보고 실험하는 방식을 탐색하게 할 것이다. 총 6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첫 시작은 김기영의 '살인 나비를 쫓는 여자'와 할 애쉬비의 '해롤드와 모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기존 질서를 전복하는 욕망을 그린다. 이어서 르네 비에네의 '변증법은 벽돌을 깰 수 있는가?'와 스티브 오데커크의 '퓨전 쿵푸'는 아시아 무술 영화를 전복의 장치로 삼아 새로운 사유 공간을 연다.

싸이코, 히치콕, 1960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와 이를 똑같이 리메이크한 구스 반 산트의 '싸이코'는 원작의 경계와 감각이 흐려지는 지점을 묻는다. 로버트 클레이머의 '우리 모두의 나치'와 아비 모그라비의 'Z32'는 카메라 앞뒤의 응시를 통해 전쟁과 폭력의 당사자성과 재현 윤리의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마지막 한국 영화 프로그램은 송능한의 '넘버 3'와 조근식의 '품행제로'로 구성된다. 하이틴 복고와 조폭 영화의 성공 신화가 출발했던 임계점을 조명하며, 한국 대중 영화가 대중성과 반항, 실험을 통해 시대 감수성을 열어간 순간을 보여준다.

넘버3, 송능한, 1997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상영과 연계하여 평론가, 창작자 등 전문가들과 함께 작품 감상 및 토크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한민수, 서향경은 영화 해적 문화와 자막 번역이 만든 관객 공동체를, 송효정, 함연선은 국내 천만 영화의 환상과 2000년대 한국 영화 문화 현상을 비평적으로 살펴본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상영은 시대별로 영향을 주고받은 작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할 기회"라며 "국립현대미술관 필름앤비디오는 미술관에서의 영화 상영에 대한 의미를 짚어가며 관객에게 다층적인 서사와 미장센을 갖춘 확장된 영화세계를 선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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