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탄 피트니스 센터 야외 테니스 코트에서 테니스를 즐기고 있는 투숙객 (사진=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호텔업계가 단순 숙박을 넘어 문화·예술·스포츠를 결합한 ‘테마형 바캉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와이즈 가이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경험 소비 시장은 2024년 7787억 달러(1144조 원)에서 2025년 8098억 달러(1190조 원)로 증가했으며, 2035년까지 1조 2000억 달러(176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여행 산업에서도 경험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국내 호텔들이 숙박 외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음악 페스티벌을 즐기는 ‘뮤캉스’, 테니스와 휴식을 결합한 ‘테캉스’, 미술 전시를 감상하는 ‘아트캉스’ 등 신조어가 잇따라 등장하며 호텔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스티브 아오키 ‘크로마 키’ 포스터 (사진=파라다이스시티)
인천 파라다이스시티는 올해 6월 ‘아시안 팝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사운드 플래닛’ ‘매들리 메들리’ ‘컬러 인 뮤직’ 등 페스티벌을 연달아 개최하며 ‘뮤캉스(뮤직+호캉스)’ 문화를 정착시켰다. 다음 달 6일에는 실내 클러빙 시설 ‘크로마’에서 세계적 DJ 스티브 아오키를 초청한 페스티벌 ‘크로마 키’를 개최한다.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씬에서 ‘슈퍼스타 DJ’로 통하는 스티브 아오키는 2010년 ‘DJ MAG 톱 100 DJs’에 처음 랭크된 이후 단 한 번도 상위권에서 밀리지 않았다. 국내에선 방탄소년단 등 K팝 스타 곡을 리믹스하고 앨범 제작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고, 해외에선 린킨파크, LMFAO, 블랙 아이드 피스 등과 협업을 이어가며 음악 스트리밍 횟수 30억 회를 기록했다. 공연이 열리는 크로마는 동시에 3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시아 최대급 규모 실내 클러빙 시설이다. 공연은 당일 오후 9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 진행되며, 다음달 27일에도 새로운 헤드라이너와 함께 공연이 이어진다.
티탄 피트니스 센터 야외 테니스 코트에서 즐기는 도심 속 테캉스 (사진=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경기 성남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는 ‘티탄 피트니스 센터’ 야외 테니스 코트를 통해 도심 속 ‘테캉스’를 선보이고 있다. 하드 코트로 조성된 테니스 코트는 야간 조명을 완비해 밤 9시까지 이용 가능하며, 라켓과 볼은 무료로 대여한다. 호텔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기존 멤버십 회원과 투숙객 전용이던 시설을 일반 고객까지 확대했다. 초등학생 이상 자녀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했으며, 외부 고객 대상 레슨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JW 메리어트 제주 아트클라이밍 프로그램 (사진=JW 메리어트 제주)
예술을 테마로 한 ‘아트캉스’도 호텔업계의 차별화 전략으로 확산하고 있다. 제주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스파는 호텔 내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층별로 투어하는 프로그램 ‘아트 클라이밍’을 운영한다. 로비, 레스토랑, 복도 등 호텔 전역에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 50여 점을 전시했다.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호텔 각 층에 전시된 예술 작품을 등반하듯 발견해 나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표 작품으론 우고 론디노네의 ‘제주산’,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유령’, 요시토모 나라의 ‘미스 마가렛 스케이트보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