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빵빵 달콤한 인생
'호호빵빵 달콤한 인생'은 호빵 냄새에 홀린 호랑이가 팥이 떨어진 가게를 도우며 팥 농사·팥소·반죽·찜을 거쳐 드디어 호빵을 맛보는 여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이 동화는 옛이야기 해학과 현대적 유머를 섞어 '맛의 시간'을 보여주며, 기다림과 협력의 기쁨을 아이들이 손끝으로 느끼게 한다.
호랑이는 냄새부터 따라간다. 겨울바람을 타고 동굴까지 흘러든 고소한 향을 맡고, 호랑이는 곰이 지키는 호빵 가게로 달려간다. 그런데 팥이 없다.
따끈한 호빵은 냄새만 남기고 '오늘은 품절'이다. 호랑이는 포기하지 않는다. 곰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고, 향 하나에 마음이 사로잡힌 대가를 몸으로 치르기 시작한다.
호랑이는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김을 매며, 계절을 통째로 통과한다. '맛'은 가게 진열대에서 완성되는 게 아니라 씨앗 속에서, 손바닥에서, 팔의 근육과 땀에서 천천히 올라온다는 사실을 호랑이는 몸으로 배운다.
팥소를 만드는 과정은 또 다른 산이다. 수확한 팥을 고르고 씻어 삶은 뒤 맷돌에 간다. 맷돌은 가만히 돌아가지 않는다. 호랑이는 팔힘을 기르기 위해 굴리고, 들고, 돌린다.
그림은 '근육 빵빵' 호랑이로 변해 가는 과정을 장난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포착한다. 팥소에는 힘뿐 아니라 끈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맷돌'의 둔탁한 회전으로 전달된다.
작가는 단군신화의 익숙한 틀인 곰과 호랑이, 쑥과 마늘을 비틀었다. 동굴에서 '쿨쿨' 잠만 자던 '헐랭헐랭' 호랑이는 '농사의 끝판왕'이 되고, 반죽의 '황금비율'을 찾아내는 '반죽 마법사'로 성장한다.
'호호빵빵 달콤한 인생'은 겨울철 계절 그림책이면서, 노동·시간·협력의 기초 감각을 키우는 생활 동화다.
△ 호호빵빵 달콤한 인생/ 별여울 글그림/ 북극곰/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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