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쿠란 필사본, 티무르 제국 15세기 초,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슬람 세계에서 제작된 가장 큰 쿠란 필사본을 비롯해 오스만 제국(1299~1922)의 장방형 구름·꽃무늬 타일, 사파비 왕조(1501~1736) 시대의 걸작 카펫 등 83건의 이슬람 미술품이 한국에 왔다.
국립중앙박물관(박물관)은 신설된 이슬람실을 21일 언론에 공개했다. 이슬람실은 상설전시관 3층 세계문화관에 147평 규모로 마련됐으며, 오는 22일부터 내년 10월 11일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세계적인 이슬람 박물관인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을 주제로 한다.
권강미 학예연구관은 "박물관은 2019년부터 세계 주요 박물관의 소장품을 초청해 다양한 세계 문화를 조명해 왔다"며 "이슬람 문화는 다섯 번째 주제로, 상설전시관 최초의 이슬람 주제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샤나메'(왕들의 책) 필사본 삽화, 사파비 제국 1525~1540년경, 이란 타브리즈,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는 7세기부터 19세기의 이슬람 미술을 종교미술, 문화의 포용과 확장, 궁정 문화와 필사본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연대기적 전개 대신 이슬람의 문화 다양성과 폭넓은 미감에 초점을 맞춰 이슬람 미술의 찬란했던 여정을 소개한다.
권혜은 학예연구사는 "이슬람 문화는 7세기 무렵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됐다"며 "예언자 무함마드가 받은 신의 계시는 경전인 쿠란으로 완성됐고, 그 가르침은 오늘날까지 이슬람 사회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슬람 세계는 이후 아라비아반도를 넘어 무역과 교류를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확산해 갔고, 이슬람 예술은 변화와 융합을 거듭한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시각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1부 '이슬람 세계의 종교미술'에서는 신앙과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이슬람문화의 본질을, 2부 '이슬람 문화의 포용과 확장'은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된 이슬람 문화가 다양한 지역과 만나 역동적이고 융합적인 문화로 발전하는 과정을 다룬다. 3부 '이슬람 궁정 문화와 필사본'에서는 화려한 궁정에서 꽃핀 예술과 학문의 세계에 주목한다.
22일 오후 1시에는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 학예 부관장이자 세계적 이슬람 연구자인 무니아 셰크합 아부다야 박사가 '찬란한 빛의 여정 - 도하에서 서울까지 이슬람 미술의 소개'라는 주제로 강연을 연다. 별도의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이날 언론공개회에 참석한 샤이카 나세르 알-나스르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장은 "한국과 카타르는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역사적으로 지중해에서 중앙아시아를 건너 태평양에 이르는 교역로를 통해 연결돼 있다"며 "이번 전시가 카타르와 한국 간 더 긴밀한 문화 교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샤이카 나세르 알-나스르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장(왼쪽에서 세 번째),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5.11.21/뉴스1 ⓒ News1 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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