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안 조나스 '인간 너머의 세계'전 포스터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는 제8회 백남준 예술상 수상작가인 조안 조나스의 국내 미술관 최초 개인전 '조안 조나스: 인간 너머의 세계'를 20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개최한다.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50여 년에 걸친 조나스의 실험적인 예술 세계와 아카이브 자료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조안 조나스는 초기 비디오 및 퍼포먼스 실험을 선도하며 여성성과 정체성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제시해 왔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기후 변화와 생태적 위기 속에서 인간과 지구 타자들의 공존을 중심에 두고 사유를 확장해 왔다. 전시 제목 '인간 너머의 세계'는 인간과 더불어 지구를 이루는 동식물, 지형, 기후 등 자연과의 복합적 관계망을 포괄하는 작가의 관점을 응축한다.
조안 조나스 <바람>, 1968, 16mm 필름, 흑백, 무성, 5분 37초 © 조안 조나스/뉴욕 글래드스톤 갤러리 제공
전시는 작가의 창작 서사를 주제적·형식적 전환에 따라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장 '실험-급진적인 순간들'은 1960 70년대 뉴욕에서 전개된 형식 실험을 통해 퍼포먼스와 비디오아트의 선구적 면모를 조명한다. 자연·인간·기술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대표작 '바람'(1968)과 가면을 쓴 작가의 분신이 등장하며 여성 이미지 규범을 해체했던 '오개닉 허니의 비주얼 텔레파시'(1972) 등이 전시된다.
두 번째 장 '여행-자연의 정령·동물 조력자'는 1980년대 이후 여행을 통해 발견한 세계의 문학과 신화, 동물 조력자 모티프를 통해 인간중심 서사를 벗어난 새로운 생태적 내러티브를 구축한 과정을 보여준다. 새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권의 생활사와 자연 현상을 포착한 설치작'시내, 강, 비행, 패턴III'(2016/2017)과 반려견 시점으로 인간과 동물의 시선을 중첩한 영상 작품 '아름다운 개'(2014)가 소개된다.
마지막 세 번째 장 '공생-되살림과 변주'는 최근작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시기 작품들의 주제적·형식적 연결을 그린다. 조각, 영상, 드로잉, 피아노 작곡이 겹겹이 쌓인 몰입형 설치 작품 '빈 방'(2025)은 초기부터 다루어 온 시각 언어를 총체적으로 소환하며 사라진 존재와 그 흔적을 떠올리게 한다.
조안 조나스, 〈시내, 강, 비행, 무늬 III〉, 2016/2017 (여정), 설치: 3채널 비디오, 컬러, 유성, 14개의 차이나 마커 드로잉, 종이연 가변 크기, © 조안 조나스/뉴욕 글래드스톤 갤러리 제공
백남준아트센터 박남희 관장은 "이번 전시는 백남준과 예술정신을 공유하며 평화를 향해 인간과 지구 타자의 경계를 넘어 관계망을 탐색해 온 조나스의 창작을 현재진행형으로 드러낸다"며 "기후 위기와 생태적 문제의식을 사유하는 중요한 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남준 예술상은 상호 이해 증진과 세계 평화 기여, 현대미술 발전에 공헌한 예술가에게 수여된다. 2년 주기로 수상 작가를 선정하며, 다음 해 개인전을 개최한다.
acenes@news1.kr









